4.29 폭동이 발발한 지 20년이 지 났지만 남가주 한인 10명 가운데 7명 은 LA 지역에서 인종갈등으로 인해 폭동이 재발할 가능성이 조금이라도 있다고 생각하고 있으며 특히 한인과 히스패닉 간 갈등에 대해 우려하는 한인들이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
본보가 4.29 폭동 20주년을 앞두고 지난 18일부터 23일까지 LA 지역 한 인 4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 사에서 ‘LA에서 인종갈등으로 인한 폭동이 재발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십 니까’라는 질문에 대해 11.4%가 ‘아 주 많다’라고 답했고 ‘조금 있다’라는 응답도 57.9%나 됐다.
특히 이번 설문조사에 참여한 응답 자의 40%는 폭동이 재발할 경우 한 인과 히스패닉 인종 간의 갈등이 문 제가 될 수 있다고 답해 히스패닉 커 뮤니티와의 관계개선이 시급하다는 의견을 보였다.
폭동 재발 가능성이 있을 경우 가 장 문제가 되는 인종관계에 대한 질 문에 ‘한인-히스패닉’이라고 답한 응 답자가 39.8%로 가장 많았고 ‘흑인- 히스패닉’이라는 응답이 29.5%로 뒤 를 이었다.
현재 한인과 히스패닉의 관계에 대 한 질문에서는 ‘개선이 필요하다’는 응답이 절반을 넘는 51.9%였고‘ 위험 이 상존하고 있다’는 응답도 23.4%에 달하는 등 전체 4명 중 3명 꼴로 한 인-히스패닉 간 갈등을 우려하고 있 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흑 관계에 대해서도 역시 여전히 개선이 필요하다는 응답이 46.4%로 가장 많았고 위험이 상존하고 있다는 응답도 34.7%로 높게 나타났다.
특히 이번 설문 응답자들 중 폭동 이 있었던 1992년 이전부터 미국에 거주하면서 폭동 발발을 직ㆍ간접적으 로 경험한 세대의 경우 흑인이나 히 스패닉과의 관계에서 개선이 필요하 다고 느끼는 비율이 더욱 높은 것으 로 조사됐다.
이번 조사결과에 대해 UCLA 사회 복지학과 문애리 교수는 “LA 한인커 뮤니티 내 요식업을 비롯한 대부분의 비즈니스에서 한인과 히스패닉 간 고 용주와 피고용인의 관계가 형성되는 등 두 인종 간의 교류가 타인종에 비 해 월등히 많은 만큼 갈등이 내재할 가능성도 크다”며 “두 커뮤니티의 인 적 교류가 잦아지게 되면 친밀감이 높아질 수도 있지만 업주-고객, 고용 자-피고용자와 같은 인간관계에서는 반대의 경우가 형성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문 교수는 이어“ 한·히스패닉 관계 를 개선하기 위해서는 행사나 프로그 램을 통한 관계개선에 나서기보다 일 단 한인사회가 타인종을 대하는 태 도가 변해야 한다”며“ 다양한 인종이 한데 어우러져 있는 미국사회에서 한 인들은 타 인종들의 겉모습을 보고 평가하는 것이 아닌 관계개선을 위한 성숙한 모습을 보여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철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