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사하공화국에서 한국말 뿌리 확인>
러시아 사하공화국 에벤키어와 우리말은 한 뿌리 (서울=연합뉴스) 러시아 행정구역중 가장 넓은 면적을 차지하고 있는 사하공화국 변방에 우리와 비슷한 외모를 지니고 우리말과 비슷한 말을 쓰는 소수의 사람들이 살고 있다고 사하-한국친선협회 강덕수 회장(한국외국어대 러시아어과 교수)이 8일 밝혔다. 사진은 한국 아이들과 생김새가 비슷한 사하공화국 아이들이 사하한국학교에서 공부하는 모습. 2010.6.7 << 한국친선협회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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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외대 강덕수 교수 "에벤키人 언어 우리말과 매우 유사"
(서울=연합뉴스) 강진욱 기자 = 러시아에서 가장 넓은 면적을 차지하는 사하 자치공화국의 변방에 한국인과 비슷한 외모에다 우리말과 유사한 말을 쓰는 소수 민족이 살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8일 한국외국어대 러시아어과의 강덕수 교수는 사하공화국 남북 변방에 사는 에벤키인들이 쓰는 에벤키(퉁구스)어가 우리말과 근원이 같으며 이들이 쓰는 숫자나 일가 친척을 일컫는 단어는 우리말과 매우 유사하다고 말했다.
강 교수에 따르면 에벤키어로 `됼'은 우리말의 `돌'(石), `듈'은 `둘'(2), `듈레'는 `둘레', `모'는 `나무', `무린'은 `말', `무'는 `물'이며 `물러-미'는 물을 길어오다는 뜻으로 서로 매우 비슷하다.
또 에벤키어로 `아미'는 한국어의 `아비'(父), `에니'는 `어미'(母), `아시'는 `아씨'(젊은 아낙), `아끼'는 `아찌'(어저씨)를 각각 뜻한다.
우리말의 `목'(頸)은 에벤키어로 `몽온', `눈'(雪)은 `류네', 무뢰배 등 특정 부류의 사람들을 가리키는 `배(輩)'는 `베예'이다.
아기가 걷는 모양을 가리키는 `아장아장'은 에벤키어로 `아란아란', 동사 뒤에 붙는 어미 `∼있다면', `∼하면'은 `∼미', 얼음같이 차갑다 할 때의 `∼같이'는 `가친' 또는 `께친'이라고 한다. 에벤키어로 `듀께게친', `호모가친'은 각각 `얼음같이', `곰같이'라는 뜻이다.
에벤키어로 `∼지'는 무엇무엇을 가지고 있다는 `가진'의 뜻으로 쓰여 `오로치'는 `순록을 가진', `무리지'는 `말을 갖고 있는'이란 뜻이다. `∼응이'는 우리말의 `∼의'에 해당한다는 강 교수의 설명이다.
한국-사하친선협회 회장인 강 교수는 "16년 전 사하한국학교 공동설립자가 된 뒤부터 에벤키어를 배우기 시작해 약 3년 전부터 우리말의 뿌리를 찾는 일에 매진하고 있다"면서 "우리말의 기원이 퉁구스어라는 학설을 뒷받침할 수 있는 실체적 증거가 발견된 것이고 더 많은 연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에벤키어가 사멸될 것으로는 보지 않지만 점차 사용 인구가 줄어드는 것은 사실"이라며 "우리말과 같은 뿌리를 가진 소수 언어를 연구하고 보전하는데 국가적 지원이 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사하공화국은 러시아의 하바로프스크 위, 오호츠크해에 인접한 마가단 서쪽에서부터 우랄산맥 동쪽까지 동서, 남북 길이가 각각 2천km에 달하며 러시아 전체 면적의 5분의 1 크기이다.
거주 인구는 총 100만 명이며 이 중 에벤키족은 약 4만명이다. 사하공화국 북서부에 에벤키 자치주가 있으며 에벤키어를 쓰는 이들은 에벤키족 시골 지역 주민들이고 도시 사람들은 야쿠트어나 러시아어를 쓴다.
강 교수는 에벤키인들과 한국인의 인종적 유사성과 관련, "몇 년 전 DNA 검사를 위해 에벤키인의 머리카락을 수거해 서울대학교에 건네준 적이 있으나 아직 연구 결과를 듣지는 못했다"면서 "그러나 에벤키인들도 우리처럼 몽골 반점이 있고 생김새도 비슷하다"고 말했다.
사하한국학교는 다른 나라 국가명이 들어간 유일한 정규학교로 현지인들에게 우리말과 태권도 등을 가르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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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작권자(c)연합뉴스. 무단전재-재배포금지.> 2010/06/08 09:18 송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