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다 요시히코 일본 총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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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안부 숫자 20만명 근거없다”
피해자단체 “어불성설” 분통
노다 요시히코 일본 총리가 서울 중학동 주한 일본대사관 앞에 설치된 평화비의 ‘성노예’란 표현에 대해 ‘사실과 큰 괴리가 있다”고 주장하고, 일본이 동원한 위안부의 수를 20만명이라고 쓴 미국 팰리세이즈파크시의 추모비에 대해서도 ‘근거가 없다’고 말한 것을 두고 피해자단체가 반발하고 있다.
27일 <산케이신문> 보도를 보면, 노다 총리는 전날 열린 참의원 예산위원회에서 야마타니 에리코 의원(자민당)이 평화비(위안부 소녀상)에 쓰인 ‘일본군 성적 노예 문제’라는 표현에 대한 의견을 묻자 “정확하게 기술돼 있느냐고 묻는다면, (내 대답은) ‘큰 괴리가 있다’는 것”이라고 대답했다. 그는 이런 이유로 “지난해 12월 이명박 대통령과의 정상회담 때 평화비의 조기 철거를 요청했다”고 덧붙였다.
야마타니 의원은 이날 미국 뉴저지주의 한인 밀집 지역인 팰리세이즈파크시의 위안부 추모비와 관련해서도 “1930년대부터 1945년까지 일본 제국 정부의 군대에 의해 납치된 20여만명의 여성과 소녀”라는 내용에 대해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노다 총리는 “(추모비에 기술된) 수치와 경위가 근거가 없지 않으냐”고 불쾌감을 나타냈다고 <산케이신문>은 전했다.
겐바 고이치로 외무상은 “팰리세이즈파크 주민의 3분의 1이 한국계로, 미국에서 가장 많다”며 “계속 주시하면서 적절히 대응하겠다”고 노다 총리를 거들었다. 그러나 겐바 외무상은 “위안부 모집에 일본의 정부 관리가 관여했다고 하여 ‘강제연행’을 인정한 1993년 고노 요헤이 관방장관의 담화를 계승한다”며, 강제연행과 관련해서는 “증거는 나와 있지 않지만, 부정은 할 수 없다”고 말했다.
노다 총리의 이런 발언에 대해 윤미향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 상임대표는 “일본군 위안부가 20만명이라는 것은 연구자들이 당시 일본군 규모와 공개된 문서, 관련자들의 증언들을 토대로 한 추정치이지만 이처럼 추정치만 있는 것은 일본이 관련 문서를 전혀 공개하지 않고 있기 때문”이라며 “일본이 이 사건에 대한 진상규명의 책임은 망각한 채 그 규모가 정확하지 않다고 말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일본군이 위안부를 조직적으로 관리하고 동원했다는 증거들이 이미 다 나왔는데 강제동원이 아니었다고 말하는 것은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는 것”이라며 “노다 총리는 아시아의 미래 관계를 운운할 자격은 물론 총리 자격도 없다고 본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최근 민주통합당 비례대표 후보를 신청한 바 있는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이용수(85) 할머니는 “내가 15살이던 어느 날 밤 일본군에게 대만으로 끌려갔던 증인이다”라며 “일본이 확실한 증거가 있음에도 계속 거짓말과 망언을 일삼고 있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도쿄/정남구 특파원, 정환봉 기자 jej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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