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제주도 서귀포시 중문단지 내 퍼시픽랜드와 경기도 과천시 서울대공원 돌고래 쇼에 출연중인 돌고래들이 어부들에게 불법 포획되어 거래된 멸종위기종인 남방큰돌고래로 드러났다.
이 돌고래는 국제포경규제협약(ICRW)에 따른 국제적 보호종으로 태평양, 일본 근해에서 살고 있다. 국내 서식지는 제주가 유일하고, 100여 마리가 있을 뿐이다.
남방큰돌고래 불법포획 자체도 문제지만, 포획된 돌고래를 가두고 공연을 하는 것이라 충격을 주고 있다.
해양경찰청측은 지난 7월 범행을 저지른 어업인과 공연업체 관계자 등을 수산업법 위반혐의로 입건했다고 밝혔다. 어업인들은 1990년부터 지난해 8월까지 제주도 앞바다에서 조업하며 남방큰돌고래가 그물망에 걸려들 때마다 놓아주지 않고 26마리를 마리당 7백만~1천만 원을 받고 팔아온 혐의를 받고 있다. 공연업체 관계자들도 이를 넘겨받아 훈련시켜 공연을 하거나 다른 공물과 교환하는 등의 혐의를 받고 있다.
때문에 제주 남방큰돌고래를 지키는 모임인 핫핑크돌핀스, 생명평화결사 순례단, 한국작가회의, 제주환경운동연합, 제주참여환경연대 등은 20일 기자회견, 퍼포먼스 등을 하며 남방큰돌고래가 아직까지 방치되고 있는 것을 강하게 규탄, 즉각 방생할 것을 촉구했다. 현행법을 들어 쇼장 관계자를 처벌할 것을 요구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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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핫핑크돌핀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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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행법상 퍼시픽랜드와 서울대공원 등에 있는 돌고래는 야생으로 방사해야 한다. 수산업법은 포획된 돌고래를 바로 풀어주도록 규정하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해경측이 법적으로 방사하는 게 맞지만 과징금을 물리는 방안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져 문제가 되고 있다. ‘비현실적’이라는 이유다.
관련해 환경단체 등은 수족관의 돌고래를 야생방사 한 사례를 들며 “돌고래의 야생본능을 모르는 무지한 결정이거나 고의적 방임이라고 볼 수 있다”고 비판했다.
이들은 “1988년 7월 미국 플로리다주 탬파베이 앞바다에서 연구용으로 포획됐다가 2년 뒤 야생방사에 성공한 큰돌고래 ‘미샤’와 ‘에코’가 대표적이다”며 “또, 새러소타시의 모트 해양연구소 랜들 웰스 박사 등이 쓴 ‘큰돌고래 두 마리의 실험 야생방사’ 논문을 보면, 큰돌고래들이 야생적응 훈련만 충실히 수행하면 야생 돌고래 무리에 섞여 적응하는 데 문제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알렸다.
환경단체 등은 “지난 20여 년 동안 행해진 돌고래 불법유통 사건은 해양강국을 자처하는 대한민국의 해양환경 정책의 현주소를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사례로, 국제적 망신을 사기에 충분하다”며 “지금부터라도 전국의 테마파크 등에서 사육되고 있는 고래에 대한 이력을 추적해 엄격히 관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이어 “돌고래쇼는 야생동물을 잡아 가두어 강제로 훈련시킨다는 측면에서 동물학대로 인정되어 세계적으로 반대운동이 펼쳐지고 있다”며 “영국에선 이미 1993년 돌고래 수족관이 자취를 감추는 등 유럽연합 27개 회원국 가운데 선진국 13개국에 수족관이 없다”고 밝혔다.
환경단체 등은 “돌고래를 붙잡아서 굶기고 가두어 훈련시켜 기어이 돈벌이로 악용해야만 하겠는가”라고 질타하며 “돌고래들이 있어야할 곳은 좁은 쇼장이 아니라 드넓은 바다이다. 더 이상 인간들의 탐욕과 유치한 즐거움을 위해 소중한 생명들이 희생되지 않도록 반듯한 정책이 마련되어야 하며 업주들은 납치된 돌고래를 바다로 돌려보내는 양심을 가져야 한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