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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를 좋아할수록…왜 내 지갑은 얇아질까

2010-04-03 22: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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잦은 앨범.해외공연 패키지 등

‘팬心’발휘 출시와 함께 구입행렬

젊은층 부추기는 상술‘싸늘한 시선’

대학생 정은지(22) 씨는 3개월간 아르바이트해서 모은 돈 약 100만원으로 오는 28일 일본 여행을 떠난다. 이번 여행은 정씨에게 관광지를 둘러보고 쇼핑을 하는 것 이상의 특별한 의미가 있다. 정씨는 오는 26일부터 30일로 예정된 인기그룹 동방신기의 일본 투어 오사카 공연을 관람하러 간다. 항공료에 티켓값, 숙박료 및 기타 여행비를 합하면 부담스런 비용이지만 그는 “그 정도 가치가 있다”고 단언한다. “동방신기의 해외 공연을 보는 것은 처음인 데다 일본에서만 파는 관련 상품들도 살 수 있다고 들어서 여러 가지로 기대하고 있어요.” 스타를 좋아하는 데에도 돈이 드는 시대가 됐다. ‘팬심(Fan心.스타를 좋아하는 마음)과 경제력은 비례한다’는 말이 공공연히 나돌 정도로 얼마나 많은 상품을 사느냐가 충성도를 판별하는 중요한 기준 중 하나다. 팬카페, 홈페이지에서 한 회원이 자신이 모은 음반과 콘서트 티켓을 늘어놓은 사진을 올리면 부러움의 댓글이 수십개씩 달린다. 1년에 한두 번 나오는 음반과 몇 년에 한 번씩 열리는 콘서트가 전부였던 과거와는 달리 한 달에도 몇 장씩 싱글을 내고 국내외를 오가며 공연하는 스타들 덕에 팬들의 지출도 늘었다. 일본 대만 등으로 활동영역을 넓힌 아이돌스타의 경우에는 해외에만 판매되고 있는 음반이나 화보 등을 갖고 있는 팬들이 더 특별한 애정을 가진 것으로 간주되기도 한다. 똑같은 음반의 한국판과 해외판을 전부 사는 팬들도 많다. 동방신기 팬클럽에 가입한 대학생 박모(21) 씨는 “음반 판매량이나 콘서트 티켓 판매율을 높여주기 위해 여러 장을 사서 친구들에게 선물하곤 한다. 오리콘 차트에서 더 좋은 성적을 냈으면 하는 생각으로 일본 음반을 사는 친구들도 많이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고등학생 팬은 “정말 좋아한다면 이것저것 갖고 싶은 것이 당연하다. 음반 판매량이나 콘서트 티켓을 매진되게 해주는 것 역시 팬으로서 할 일이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팬들은 “취미생활의 하나로, 좋아서 하는 일”이라고 강조한다. 슈퍼주니어의 팬인 회사원 임경은(27) 씨는 “자기가 번 돈으로 공연을 보고 음반을 사는 것에는 문제가 없다고 본다”면서 “운동이나 악기를 배우거나 쇼핑하는 것과 똑같은 취미이자 여가활동인데 스타를 좋아하는 것을 너무 비판적으로 보는 것이 오히려 문제”라고 말했다. 반면 고등학생 딸을 둔 어머니 이현경(44) 씨는 “아이돌그룹 팬들은 미성년자 학생인 경우가 많은데 과도한 지출이 좋을 리 없다”면서 “나오는 음반을 모두 사는 것이 당연하다는 분위기에 어린 학생들이 자꾸 돈을 쓰는 것 같아 못마땅하다”고 말했다. 상대적으로 미성년자가 많은 아이돌그룹 팬덤의 특성상 과도한 소비를 부추기는 분위기에는 문제가 있다는 것이다. 이 같은 경향이 팬들의 충성도를 이용하는 상술 탓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기획사가 내놓는 상품을 대부분 구매하는 팬들을 겨냥해 음반을 잇달아 발매하는 경우도 많기 때문이다. 소녀시대, 신혜성 등 인기 가수들은 대부분 똑같은 음반에 리믹스 한두 곡을 더한 리패키지를 발매하거나 DVD를 추가한 특별판을 발매하고 있다. 동방신기는 지난 2월부터 멤버별 연작 싱글 시리즈 다섯 장을 연달아 내놨다. 멤버들이 부른 두 곡과 리믹스 버전 두 곡이 수록돼 있는 싱글은 최근 발매된 세 장이 모두 한 오프라인 음반매장 판매량 10위권 내에 진입하는 등 인기를 누리고 있다. 김하나 기자(hana@herald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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