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수로기구(IHO)가 최근 동해의 영문표기 명칭에 대한 의견을 제출해 달라고 요청한 것과 관련, 우리나라는 현재 명칭인 ‘일본해’에 ‘동해’를 병기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북측 제의를 받아들여 이달 중순 개성에서 남북 역사학자들 간 동해표기 관련 협의를 진행할 계획이다.

그러나 우리가 제안한 ‘동해(東海)’, 즉 방위(方位) 개념으로 해역이름을 명명하는 것은 좀 억지스럽다. 한반도 입장에서 보면 동쪽에 있으니 동해라고 부르는 게 당연하지만, 일본 열도에서 보면 서쪽인데 이를 동해라고 부르는 건 어불성설일 것이다. 러시아도 남쪽에 위치한 바다니까 남해로 부르자고 하면 또 어떻게 할 것인가. 타협안으로 ‘동해’와 ‘일본해’를 병기하는 것도 있지만 최선의 방법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표기와 식별의 혼란을 초래할 수도 있다.

제안한다. 바다 모양이 대체적으로 둥근 원 모양이니까 ‘원형해(圓形海)’라고 명명하면 어떨까. 각국이 자기주장만 펼 것이 아니라, 한 걸음씩 물러나 제3의 이름을 찾는 것이 국제시민으로의 성숙함이 아닐까 싶다.

박성철(경기도 안산시 원곡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