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추행 고대 의대생’ 거물급 변호인단 ‘눈총‘
등록 : 20110713 17:51 | 수정 : 20110714 1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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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관 출신 변호사 많은 대형 법무법인서 선임
“대학판 유전무죄” “헌법적 권리 행사” 설왕설래

술에 취해 잠든 동기 여학생들을 집단으로 성추행한 혐의로 구속기소된 고려대 의대생 3명이 전관 출신 변호사가 많은 대형 법무법인과 유명 법조인으로 구성된 호화 변호인단을 선임한 것으로 밝혀져 입길에 올랐다.

12일 서울중앙지법에 따르면 기소된 3명 가운데 배아무개씨는 애초에 개인 변호사 2명, 로펌 2곳 소속 변호사 5명 등 모두 7명의 변호사를 선임했다. 그러나 이 가운데 신기남 전 열린우리당 의장이 고문변호사로 있는 법무법인 한서는 논란이 일자 13일 사임계를 제출하고 변호인단에서 사퇴했다.

박아무개씨와 한아무개씨는 고법원장·고검장 출신 등 전관 변호사가 많기로 유명한 법무법인 ㄷ 소속 변호사 3명에게 변호를 맡겼다. 법무법인 ㄷ은 수원지검 검사장, 대검찰청 부장검사를 지낸 전관 출신인 ㅈ 변호사가 대표변호사를 맡고 있다.

애초 7명의 변호사를 선임한 배씨의 변호사 중에는 유명 법조인이 많다. 서울 지방법원 판사 재직 시절 한화 비자금 사건을 조사하던 검찰이 청구한 구속영장을 건건이 기각해 유명세를 탄 ㅈ 변호사, 서울고검 부장검사까지 지낸 ㄱ 변호사가 개인변호사로 사건을 수임했다. 또한, 단독판사 시절 촛불재판에 법원장 개입 의혹을 폭로한 ㅂ 변호사 등이 소속해 있는 법무법인 ㄱ 소속 변호사 3명이 변론을 맡았다.

애초에 사건을 수임했던 법무법인 한서에서는 ‘대전법조비리’ 사건에서 변호사법 위반 혐의 등으로 유죄판결을 받은 ㅇ 변호사가 사건을 맡았다. ㅇ 변호사는 같은 법무법인 소속 신기남 전 열린우리당 의장의 이름을 무단으로 변호인단에 올려 해명하고 변호인단에서 자진 사퇴하는 해프닝을 빚었다.

신기남 전 열린우리당 의장은 지난 13일, ‘성추행 의대생 사건 수임’으로 누리꾼들의 비판이 일자 자신의 블로그에 글을 올려 “법무법인에 소속 변호사로 등록돼 있는 변호사가 이번 사건을 수임하면서 저와 상의없이 구성변호사인 제 이름을 무단으로 등재해 벌어진 일”이라며 “관련자들을 엄중 문책하고 해당 사건에 대한 모든 변호사의 사임계를 제출하겠다”고 입장을 밝혔다.

트위터에서는 이들 ‘성추행 고대생’의 호화 변호인단 선임이 누구나 변호인의 조력을 받을 수 있다는 헌법적 권리의 행사인지, ‘대학판 유전무죄’를 보여주는 과도한 행위인지에 대한 논란이 일었다.

법무법인 공감의 장서연 변호사는 트위터에서 “누구나 변호인의 조력받을 권리가 있다. 근데 무전유죄 유전무죄란 말이 그냥 나왔을까. 비싼 변호사들의 영향력이 법정 안에서만 머물지 않는다는 것을 사람들은 이미 알고있기 때문에 분노하는 거 아닐까. 이런 사건에 고액변호사 여럿이 달라붙는것도 보긴 안좋다”라고 글을 올렸다.





성추행 고대 의대생 처벌을 요구하는 트위터 1인 시위대.

트위터 이용자 @drapig는 “성추행 고대생들의 변호인단 관련 소식은 죄를 짓고도 뉘우침없이 적반하장의 태도를 보이는 이 시대의 소위 ‘있는 자, 가진 자, 누리는 자’들의 의식수준을 다시 한번 보여준다.”고 비판했다. 또 다른 이용자 @zero908은 “유능한 변호사를 선임한 고대생들...이길 확률이 높아지는 건가요...무죄라고 풀려나면 이 학생들 무슨 생각으로 인생을 살아갈까요? 의사란 몸의 병과 마음의 병을 같이 볼 줄 알아야할텐데...뭐든 불리하면 돈과 힘으로 해결하려고 하겠죠”라고 지적했다.

정재승 카이스트 교수는 트위터에서 “고대생 집단성폭행 사건 피의자가 호화변호인단을 구성한 상황에서, 변호인단이나 피의자를 비난하는 것은 부적절해 보인다. 호화변호인단과 피의자의 화려한 인맥으로 인해, 피해자 여성이 부당한 판결을 받을까봐 그게 걱정일뿐이다”라며 ‘변호인 선임의 권리’를 인정하되 법원의 판결이 중요하다는 입장을 보였다.

트위터 이용자 @mazingae는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파렴치한 고대생이 한국 최고의 변호사를 수억을 들여 위촉하더라도 법의 심판을 엄정하게 받고 말았다’는 해피한 결말이다”라고 썼다. @patron70 도 “‘고대생’에 대해 피고가 좋은 변호사 선임했다는 것, 변호사가 ‘나쁜’ 사람의 변호를 맡았다는 것도 신경쓰지 맙시다. 하지만, 사법기관이 이 사건에 대해 어떤 판결을 내릴지는 눈에 불을 켜고 지켜 봅시다”라고 지적했다.

디지털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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