놀이에는 집단의 이해와 요구가 표현되어 있다. 때로는 놀이가 좋은 교육마당이기 때문이다. 이런 의미에서 화투는 일제강점기의 이해와 요구를 담은 놀이라고 할 수 있다. 놀이의 유래는 아직도 분분하지만, 대체로 포르투갈상인들의 카르타(carta) 놀이딱지에서 비롯되어 이 상인들을 통해서 일본에 전달되고, 여기에다 일본의 에도 시대 우키요에라는 풍속화가 결합하여 18세기 말에 완성된 하나후다[花札]로 정리되고 있다.
현재 널리 사용되고 있는 화투는 개항을 전후해서 일본으로부터 들어온 것으로 추측되고, 여기에 한국인 특유의 분위기가 섞여서 이제는 우리 놀이의 중요한 매체가 되어버린 것이다. 오랫동안 왜색 퇴치에 함께 고사시키려고 했지만 결국 국민 놀이기구가 되어버린 아이러니한 놀이도구 화투! 이 화투는 일본에서도 도박으로 이용되는 병폐를 낳아서 금지되었고, 우리나라에서도 여러 가지 심각한 사회문제를 일으켜 왔다.
화투 원형에 대한 여러가지 설
숱한 지적에도 화투 48장에는 일본 고유의 세시풍속은 물론 월별 축제와 갖가지 행사, 풍습, 선호, 기원의식 심지어 교육적인 교훈까지 담겨 있다.
그러나 최근에 화투의 역사에 대해 연구하는 학자들의 주장으로는 화투의 원형은 삼국시대에 이미 백제를 통해서 일본에 건너갔다는 설도 있고, 조선 후기의 학자 이규경(李圭景)이 쓴 백과사전류의 책인 오주연문장전산고(五州衍文長箋散稿) 같은 책에 의하면, 조선통신사를 통해 일본에도 전래하였다는 내용도 있다. 또 카드의 원형인 포르투갈의 카르타(carta)가 이미 우리나라의 투전이나 수투(殊鬪)에서 비롯되었다는 주장도 있다.
아무튼, 필자가 10여 차례가 넘게 일본을 다녀오면서 화투의 원형을 찾아다녔지만, 취재력이 부족해서인지 아직도 하나후다라는 일본 화투만 만지작거리고 있을 뿐이다. 다만, 꽃이 그려진 카드를 던지는 게임. 꽃 그림 놀이 화투는 정작 일본에서는 없어진 놀이였고, 이 놀이의 기원에 대해서는 알려진 것이 없다는 사실만 확인하고 있다. 그리고 화투를 제작하여 퍼트린 닌텐도라는 회사는 여전히 중독성이 강한 닌텐도를 만들어 우리에게 공급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일본 문화 녹은 화투 그림부터 바꾸자
우리가 아는 세계적인 게임 개발사인 닌텐도. 임천당이라고 쓰고 일본어로 닌텐도라고 읽는 이 회사는 원래는 화투와 카드 등을 만들던 회사였는데 지금은 컴퓨터 게임의 명가가 되어 여전히 우리 아이들을 사로잡은 것이다. 놀이 속에는 여전히 그들의 문화를 담고 그들의 이해와 요구를 반영하여 부지런히 공급하는 것이다.
일본인 대부분 모르는 화투. 그들은 화투를 한국인의 놀이라고 생각했다. 아이러니하게도 일제 강점기에 그
적어도 지난 반세기 우리와 가장 친근한 화투의 그 그림에 들어 있는 상징성 일본 문화 축소판 그 그림부터 바꾸고 볼 일이다.
/황무현(조각가·마산대학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