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존 열대우림에 사는 야노마뫼족(族)은 20세기 들어서야 바깥세상에 알려졌다. 1만여명이 50~400명씩 마을을 이룬 채 흩어져 살아왔다. 인류학자들이 관찰했더니 남자들이 다른 마을로 가서 피를 흘리며 여자 약탈전을 벌이기 일쑤였다. 이 부족은 식량이 부족해지면 여자 어린이를 먼저 죽이는 풍습을 이어오고 있었다. 그래서 짝으로 맞을 여자가 늘 부족했던 게 동족 싸움을 불렀다.
▶여아 100명당 남아 숫자를 '출생 성비(性比)'라고 한다. 남자가 5명 더 많이 세상에 나오는 출생 성비 105가 가장 이상적이다. 그러나 문명사회에서도 남녀 균형이 깨지는 현상이 되풀이해서 일어났다. 13세기 십자군전쟁과 1차대전 직전 유럽에선 남자가 여자보다 훨씬 더 많았다고 한다. 전쟁이 끝난 뒤에는 사내아이 출생률이 높아졌다. 유전학자들은 모성이 본능적으로 종족 보존을 지향하면서 임신과 태아 성별에 영향을 미쳤다고 풀이한다.
▶아들 선호가 강한 중국에선 성비가 120을 넘었다. 10년 뒤엔 남자 5분의 1이 장가를 못 갈 것이라고 한다. 우리 사회도 1990년대까지 태아 감별과 여아 낙태가 성행했다. 1991년 조사만 봐도 "아들이 꼭 있어야 한다"는 답이 41%나 됐다. 출생 성비는 90년 정점을 찍은 뒤 2010년 106.7까지 떨어졌다. 그래도 중국·아르메니아·아제르바이잔·그루지야에 이어 다섯 번째로 아들을 많이 낳는 나라다.
▶1955~63년 태어난 베이비붐 세대의 무더기 은퇴가 시작되면서 노후 불안이 심각한 사회문제로 떠올랐다. 이 세대가 또 하나 안고 있는 걱정거리가 자식 결혼시키기다. 통계청이 결혼연령층(남성 28~32세·여성 25~29세)을 조사했더니 여성 100명당 남성 119명 수준이었다. 신랑감이 신붓감보다 36만명이나 더 많다. 대개 베이비붐 세대의 아들들이다.
▶베이비붐 세대의 28~32세 딸들은 이미 결혼난에 빠져 있다. 결혼 상대자인 30~36세 남자보다 15만명이나 많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보다 더 젊은 여성들은 연하남을 배우자로 맞는 선택폭이 커질 것이고, 재혼도 더 떳떳해질 전망이다. 외국인 신부도 다시 늘어날 것이다. 딱한 건 베이비붐 세대다. 부모 봉양하고 자식 가르치느라 모아둔 돈도 없고 자식 부양받는 건 꿈도 못 꾸는 '낀 세대'가 자식 혼사까지 골머리를 앓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