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지평 LG경제연구원 수석연구위원

소비감소·경제침체로 이어져… 노쇠한 사회로 가는 징후

일본경제 전문가인 이지평 LG경제연구원 수석연구위원은 14일 "핵심생산인구 감소는 사회와 경제가 전반적으로 활력을 잃기 시작하는 악순환의 시작"이라고 말했다.

이 연구위원은 "일본의 경우 저출산 여파로 1981년부터 핵심생산인구가 감소하기 시작해 소비가 줄어들고 경제 성장이 더뎌졌다"며 "핵심생산인구 감소 문제는 이를 시작으로 사회가 활력을 잃기 시작해 악순환의 고리에서 빠지기 때문에 대통령을 잘 뽑는 문제보다 훨씬 더 중요하다"고 말했다. 일본도 핵심생산인구 감소→소비 감소→경제 침체→저출산 심화 등으로 이어지는 악순환 고리가 생겼다는 것이다. 더구나 인구정책은 단기간에 성과를 내기 어렵기 때문에 미리 대처하지 않을 경우 속수무책에 빠질 수 있다.

우리보다 앞서 저출산고령화 문제를 겪고 있는 일본은 1981년에 핵심생산인구 인구가, 1996년에 전체 생산가능인구(15~64세)가 감소하기 시작했고, 2008년부터 전체 인구도 감소하기 시작했다. 우리나라의 경우 지금 추세대로 가면 2017년에 생산가능인구가, 2019년쯤부터 전체 인구가 감소하기 시작할 것으로 전문가들은 추산하고 있다. 일본은 그래도 시차를 두고 핵심생산인구, 생산가능인구, 전체 인구 감소를 맞았는데 우리나라는 시차가 아주 좁아 그 충격이 더 클 수 있다고 이 연구위원은 전망했다.

핵심생산인구가 줄기 시작하면 사회의 활력도 떨어질 수밖에 없다. 일본의 경우 핵심생산층 감소를 시작으로, 젊은 층의 노동계 진입이 줄어들면서 인력의 중고령화 현상이 나타나고 사회 전체의 활력도 떨어져 노쇠한 사회, 노쇠한 경제로 가고 있다는 것이다. 또 핵심생산인구와 전체 생산가능인구 감소 시작의 중간쯤인 1990년대 초반 토지·주택 가격이 하락하며 자산 거품이 꺼지기 시작했다. 이 같은 현상들의 여파로 일본의 잠재성장률은 1% 내외로 떨어졌다.

이 연구위원은 "인구가 줄기 시작하면 성장을 전제로 한 연금·교육 등 모든 시스템이 어려움에 직면할 수밖에 없다"며 "노동층이 줄어들면 IT혁명이나 서비스 분야 혁신 등으로 지적(知的) 생산성을 획기적으로 높이는 수밖에 없는데 일본은 그렇게 하지 못해 경제 성장 둔화를 겪는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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