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 일본이 형제국임을 보여주는 키워드를 쥔 백제 근초고왕을 주인공으로 한 KBS1 대하드라마 '근초고왕'에서 근초고왕으로 분한 감우성 씨. KBS 제공
근초고왕(감우성)은 일본 천황가의 최대 보물인 칠지도를 내려준 주인공으로 백제계가 일본에 뿌리 내리게 한 중심인물이다. KBS 제공
일본은 한국의 형제국가입니다. 그동안은 누가 형이고 동생이냐는 서열다툼을 벌이느라고 정작 양국이 피를 나눈 형제라는 점을 간과해왔습니다. 그러다 중국의 동북공정에 맞서 우리의 정체성을 새롭게 인식하면서 한국과 일본이 중국의 황하문명이나 양자강문명과 차별화되는 고조선(요하문명)이라는 동일한 뿌리에서 발원했음을 새롭게 발견하게 됩니다. 
드라마 '근초고왕'에서 고구려 고국원왕으로 등장하는 이종원 씨. 드라마에서 근초고왕과 고국원왕이 부여왕의 인장인 '예왕지인'을 놓고 경쟁하는 장면은 고구려와 백제가 모두 부여를 뿌리로 한다는 역사적 사실을 극적으로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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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근초고왕'은 바로 그런 역사인식의 근원을 무의식적으로 건드리고 있는 드라마입니다. 백제 근초고왕은 고구려 백제 신라 중 최초의 정복군주입니다. 그를 통해 한강(드라마의 욱리하) 주변에 웅거하던 소국 백제가 동아시아의 강국으로 웅비합니다. 
근초고왕의 제1왕후 부여화로 등장하는 김지수 씨. 근초고왕의 아들인 근구수왕의 어머니가 될 것으로 보이는 부여화의 성 역시 부여 씨란 점 또한 백제의 부여계승 의지를 분명히 보여준다. KBS제공
드라마 '근초고왕'에서 근초고왕의 제2왕후 위홍란 역의 이세은. 드라마 속 가상인물인 위홍란은 부여 왕족의 후손으로 근초고왕이 백제왕위에 오르도록 도운 부여계 유민들의 수장 위비랑(정웅인)의 여동생이다. 위홍란은 백제 유력 귀족인 진씨(眞氏)가문의 양녀가 돼 진홍란이 됐다. 진은 일본 야마토시대 천황의 씨족명이란 점에서 진홍란이야말로 이 드라마 속에서 대륙부여-반도부여-열도부여의 연결고리를 상징하는 존재가 될 가능성이 크다. KBS 제공
건국신화의 이런 내력을 놓고 본다면 백제와 고구려가 같은 시조를 놓고 모신 것이 아니라 누가 부여의 적통이냐를 놓고 치열한 정통성 싸움을 펼쳤다고 보는 것이 더 적절하다고 생각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