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얀 저고리 검정치마 조선 땅의 딸이 오늘 떨어진다 또 진달래 지다 -김유철(시인. 창원민예총 대표) 일본군 위안부 피해 故 임정자 할머니를 기리며 쓴 추모시의 일부이다. 故 임정자 할머니는 과거 상처에 대한 사과와 보상을 받고자 한 뜻을 이루지 못하고 지난 1월 13일 피지 못하고 떨어진 꽃잎이 되었다. 위안부 할머니의 아픔은 몽우리진 채, 수십년간 한맺힌 절규만 계속되고 있다. 위안부 할머니의 못다핀 꽃을 피우기 위해 고려대학교 SIFE가 힘을 보탰다. SIFE(Students In Free Enterprise)는 대학생들이 사회적 책임감을 갖고 지역사회 구성원들의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 프로젝트를 기획, 실행하는 글로벌 비영리 단체이다. 현재 전세계 40개국에서 1,500여개 대학교의 42,000여명의 학생이 참여하고 있으며, 한국에서는 고려대학교를 비롯해 25개 대학교가 참여하고 있다. 고려대학교 SIFE는 2007년 설립하여 30명의 학생이 총 5개의 프로젝트를 진행해오고 있다. 프로젝트는 △레인보우(결혼 이주민 여성의 경제기회 제공) △디자인(나눔의 집의 안정적 수익확보 및 홍보) △에코(디자인 전공생의 시장진출기회 제공) △리본(20대의 일자리 제공을 위한 레스토랑 창업) △SELF(영세농민을 위한 파머스 마켓 개최) 등이 있다. 이 중 디자인 프로젝트는 2009년 9월 시작한 나눔의 집 기념품 사업 활성화 프로젝트이다. 나눔의 집은 위안부라는 역사적 이슈를 널리 알리고 위안부 할머니들을 후원하는 단체이지만, 시간이 흘러 위안부 이슈에 대한 관심이 줄고 후원중심적 수익구조로 인해 시설유지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에 SIFE 디자인 팀은 나눔의 집의 기념품 사업을 활성화하여 안정적 수입원 확보는 물론 위안부 이슈에 대한 관심을 높이기 위해 디자인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프로젝트는 ‘수제 비누 프로그램’으로 시작하여 'Blooming bag‘사업으로 이어졌다. Blooming bag은 2010년 12월에 출시되어 2011년 1월 현재 400여장이 판매되었다. 에코백의 초기 생산 비용 300만원은 고려대학교 내 공모전인 Creative Challenge Program을 통해서 확보하였다. 디자인은 故 김순덕 할머니의 미술심리치료 그림인 ‘못다 핀 꽃’이라는 작품에서 모티브를 얻어, 팀원 중 한 명의 지인인 미술학도의 도움을 받아 디자인을 완성하였다. Blooming bag 프로젝트의 디자인 팀에서 활동환 배경진(21), 위대한(23) 씨는 홍보효과와 수익성 측면에서 수제비누에 비해 에코백을 더 높게 평가했다. “에코백은 메는 사람뿐만 아니라 그 가방을 보는 사람에게도 의미가 전달될 수 있다는 점과 소모품이 아니기 때문에 이슈 홍보가 지속적일 수 있는 것이 큰 장점입니다. 그리고 실용성까지 갖추고 있어 판매량도 더 많습니다.” 좋은 취지를 가지고 시작한 프로젝트이지만 사업경험이 없는 학생들이 하기엔 많은 난관들이 있었다. 위대한 씨는 학생 신분으로서 사업을 계획하고 진행한다는 것이 가장 큰 어려움이라고 말했다. “프로젝트뿐만 아니라 학생의 본업인 학업 또한 중요하기 때문에, 이 두 가지를 병행해가면서 프로젝트를 진행하게 되면서 겪게 되는 어려움이 컸습니다. 또한 사업 경험 부족으로, 프로젝트를 진행함에 있어서 예상치 못했던 다양한 문제에 봉착하기도 했죠. 재정적인 어려움도 많았습니다. 저희가 가지고 있던 자금은 공모전 상금이 전부였기 때문에, 생산이나 유통망 확보에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었습니다.” 하지만 어려움을 맞닥뜨리고 해결하는 과정들을 겪으면서 좀더 성숙한 프로젝트를 완성시켜 나갈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해결 방안을 모색해가는 과정에서 학교 수업에서는 배울 수 없었던 소중한 경험들을 얻게 되었다는 점에서 훨씬 더 가치 있는 것을 얻을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그리고는 디자인 프로젝트에 대한 자부심을 나타냈다. “언론에 실린 디자인 팀의 기사를 보고 청와대 관계자 분의 초대로 청와대에 갔다 온 적이 있었습니다. 청와대 관람 후 오찬 간담회를 가졌는데 이러한 사례가 청와대 최초라고 하더군요. 위안부 이슈를 더 널리 알리고 나눔의 집의 수익 구조 개선을 위해 열심히 활동해 온 노력이 결실을 맺은 것 같아 정말 뿌듯하고 기뻤습니다.” 고려대학교 SIFE는 에코백의 성공에 이어 ‘Blooming’이라는 브랜드로 다른 제품도 출시할 계획이다. 디자이너 김성윤 씨의 재능 기부로 만들어질 두 번째 'Blooming Bag'은 홈 메이드 공예품 제작 동호회인 ‘다들’에서 제작을 도와줄 예정이다. 또한 염지홍 디자이너와 함께 교통사고 방지를 위한 야광 반사 택(Tag) 제작을 협의 중에 있다. 배경진 씨와 위대한 씨는 위안부 문제를 시작으로 인권과 관련된 이슈를 담은 제품으로 'Blooming‘의 의미를 확대해 나갈 것이라는 포부를 밝혔다. “'Blooming'이 ‘꽃 피우다’라는 뜻을 가지고 있듯이, 사회적인 불평등이나 차별로 인해서 자신의 피우지 못한 꿈과 기회의 문을 열어 줄 수 있는 그들의 꽃을 피워주는 방향으로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싶습니다. 예를 들면, 미혼모나 소년소녀가장들과 같은 사회적 약자들의 인권을 담거나, 여성 인권과 같은 이슈를 담아서 그 의미를 많은 사람들에게 알리는 일을 하고 싶습니다.” 16살의 나이로 일본군 위안부가 된 故 김순덕 할머니의 상처가 담긴 그림 ‘못다 핀 꽃’. 그 꽃이 대학생들의 손을 거쳐 피어났다. 사회적 약자의 인권 개선이라는 20대 젊은이들의 꿈을 담은 사업 ‘디자인 프로젝트’는 그렇게 누군가의 꽃을 피우는 양분이 되고 있다. 이런 젊은 사회적 기업가들이 많아진다면, 그들이 원했던 인권의 꽃이 만개한 사회가 더 이상 실현불가능한 ‘이상’만은 아닐 것이다. 김세진/인터넷 경향신문 대학생 기자(웹場 baram.khan.co.kr) 경향신문 ‘오늘의 핫뉴스’ ▶ 현빈, 두달동안 벌어들인 광고수익이…깜짝 ▶ 대통령과 남편의 공통점은?…‘내가 선택했지만 참 싫다’ ▶ 세계 1위 미모 ‘카밀라 벨’… 얼마나 대단? ▶ “병원 좀…” 숨진 한 훈련병의 ‘부치지 못한 편지’ 논란 ▶ “대통령선거 지금 한다면 MB 안뽑아”…70% ▶ 여성 직장인, 이런 복장은 제발… 공식 SNS 계정 [경향 트위터] [미투데이] [페이스북] [세상과 경향의 소통 Khros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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