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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대 한일 관계사 연구 26년..老학자의 집념>
고대 한일관계사 집념 최재석 명예교수
(성남=연합뉴스) 26년간 고대 한일관계사 연구를 통해 "고대 일본은 한국의 직할 영토였다"고 역설하는 최재석(85.문학박사.성남시 분당구 거주) 고려대 명예교수. <<지방기사참조>> 2011.2.27 ktkim@yna.co.kr

"고대 일본은 한국의 직할 영토"..150여편 논문

(성남=연합뉴스) 김경태 기자 = 지난 25일 오후 3시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구미동 주민센터 3층 대회의실에서 양복차림의 한 노교수가 열변을 토하고 있었다.

   강의 제목은 '고대 한일관계와 그 이후의 상황변화'. 딱딱한 주제에도 3.1절을 앞두고 교사, 경찰관, 주부 등 다양한 직업의 청중 100여명이 경청했다.

   이날 강사는 최재석(85.문학박사) 고려대 명예교수. 가족 제도사를 전공한 그는 1985년 무렵 가족 제도사의 선행 연구를 살펴보던 중 '삼국사기가 조작됐다'고 주장하는 일본 사학자들이 의외로 많다는 사실에 주목했다.

   이후 그는 일본의 가장 오래된 정사인 '일본서기' 연구에 매달려 지난 26년간 150편의 논문과 이를 묶은 11편의 고대 한일관계 연구서를 내놓았다.

   이들 논문의 상당수는 '○○○○의 일본고대사론 비판'과 같이 일본 사학자의 주장을 사료를 근거로 반박한 내용이다.

   고대 한일관계사 연구를 통해 그는 "고대 일본은 한국의 직할 영토였다"고 주장한다.

   그는 "호주가 영국의 지명을 딴 것처럼, 일본 여러 도시의 27가지 지명, 즉 다리, 절, 산, 나루터, 항구, 고개, 들판, 저수지, 섬 등의 지명이 백제, 고구려, 신라, 가야의 지명을 사용했다"며 자신의 논문을 펼쳐 보이며 설명했다.

   그는 "고대 일본은 항해술이 형편없어 신라 송사(送使)를 거쳐야 중국으로 갈 수 있었으며, 7세기 말 야마토왜(大和倭)의 영역은 독립국으로 유지하기에는 너무나 협소한 몇 개 군(郡)을 합친 정도였다"고 역설했다.

   또 백제의 무령왕(501~553)이 두 장군과 오경(五經) 박사를 파견해 일본을 경영했고, 성왕(523~553)은 일본에 백제불교를 포교하면서 14회에 걸쳐 백제관리를 파견했다며 이런 관리 파견은 위덕왕(554~597)까지 이어졌다는 것이다.

   나아가 백제가 일본(야마토왜)에서 징집한 군대.인부와 징수한 물품을 징수했다는 기록, 백제 본토에서 야마토왜로 후퇴한 장군들이 구축한 백제산성, 법륭사의 불상 제작 경위 등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그는 "일본에는 양심적인 사학자도 있다"면서 이시와타리 신이치로(石渡信一郞)의 저서(백제에서 도래한 오오진천황)를 제시하기도 했다.

   그는 "일본은 기마민족의 성립을 설명하면서 한국에 대한 언급 없이 '북방민족이 한반도를 통과해 일본을 지배했다'고 대충 넘어간 부분을 뒤집는 연구서"라며 평가했다.

   그러면서 우리의 고등학교 국사 교과서를 꺼내 '일본으로 건너간 우리 문화' 단원을 지목하면서 "어떻게 문화만 단순히 건너갔다"고 기술할 수 있느냐"며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그는 "그동안 역사학보, 진학학보, 한국사연구 등 3대 학회지에 논문을 보냈지만 실을 수 없었다"며 "사회학자의 외도에 주류 사학계가 외면했다"고 주장했다. 그의 논문은 '한국학보'라는 작은 학술지에 주로 실렸다.

   그는 지난 52년간 그의 전공인 가족 제도사를 포함해 326편의 논문을 썼다. 두 달에 한 편의 논문을 쓸 정도로 한 눈 팔지 않고 연구에만 몰두했다고 한다.

   그는 이런 공로로 2005년 삼일문화재단이 주는 '3.1문학상 학술상(인문.사회과학부문)'을 수상했다.

   최 명예교수는 "전공이 아니라도 하고 싶으면 해야 하고 그걸 인정해주는 사회가 돼야 한다"며 "(이런 연구가 빛을 보지 않으면) 눈을 감을 수 없으니 제발 (주류 사학자들과) 공개토론이라도 하게 해달라"고 애청했다.

   그의 연구논문은 다음달 영문판(Ancient Korea-Japan Relation and the Nihonshoki)으로 제작돼 영국에서 발간될 예정이다.

   ktkim@yna.co.kr

<저작권자(c)연합뉴스. 무단전재-재배포금지.>             2011/02/27 09:30 송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