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군 주력 함포에 모조부품 납품 의혹 수사(종합)
창원지검, 관련업체 2곳 압수수색..외국산 대신 국내 생산품 납품 등 조사
(창원=연합뉴스) 이정훈 기자 = 우리 해군의 주력 함포인 76mm 함포의 주요 부품이 납품 계약서상에 명시된 외국 회사의 제조품이 아닌 국내에서 만들어진 모조품이라는 의혹이 제기돼 검찰이 수사에 착수했다.
창원지검은 "해군 함정용 76㎜ 함포의 핵심부품인 주퇴ㆍ복좌장치의 부품을 국내에서 몰래 제작한 뒤 미국산 제품으로 위장해 해군에 납품했다는 제보가 접수돼 부산과 김해시의 업체 한곳씩을 어제 압수수색했다"고 15일 밝혔다.
두 곳 가운데 한곳은 실제로 부품을 만든 곳이며 한곳은 이를 받아 국방부 조달본부를 통해 해군에 납품한 곳으로 알려졌다.
검찰과 해군에 따르면 국방부 조달본부는 이탈리아 오토멜라라사가 제작해 해군이 실전배치한 76㎜ 함포의 정비수요를 충족하기 위해 2005년 당시 달러환율을 원화로 환산해 5억원 규모의 주퇴ㆍ복좌장치 부품을 구매하는 경쟁입찰을 실시했다.
당시 부품 공급자로 선정된 이 업체들은 계약서에서 "미국 업체를 통해 부품을 생산, 납품하겠다"고 밝혔지만 검찰은 계약서에 명시된 미국산 부품이 아닌 국내서 만든 모조 부품을 납품했을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파악했다.
이 업체들은 부품을 국내에서 제작한 뒤 완성된 부품을 미국으로 보내 미국 회사의 상표를 붙여 다시 역수입해 납품을 성사시켰다는 것이 검찰에 접수된 제보의 내용으로 알려졌다.
검찰 관계자는 "계약서상 외국 제품을 써야 할 함포 부품에 국산제품을 썼다는 의혹이 제기돼 사실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수사에 착수했다"며 "실제로 계약서와 달리 국내에서 제작됐는지, 성능에 문제가 없는지, 입찰과정에서 비리가 없었는지 조사할 방침이다"고 밝혔다.
해군 관계자는 "검찰이 압수수색한 업체로부터 2005년 무렵 76㎜ 함포의 주퇴ㆍ복좌장치를 국방부를 통해 해군이 구매한 사실은 있다"며 "검수과정에서 해군의 성능요구를 충족해 채택된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이어 "문제의 부품들이 실제로 76㎜ 함포에 장착됐지만 성능이상 등의 문제는 발생하지 않은 것으로 안다"면서 "계약서상 제품이 아닌 다른 제품이 납품됐다면 해군도 피해자다"고 말했다.
76㎜ 함포는 우리 해군 초계함과 호위함에 장착되는 주력 함포로 2008년에 국내 방산업체인 현대위아가 국산화를 완료해 올해부터는 국산 제품이 함정에 장착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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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작권자(c)연합뉴스. 무단전재-재배포금지.> 2010/12/15 17:10 송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