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베를린 알렉산더 광장에서는 지난 6~9일 평화축제가 열렸다.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명예회복과 일본 정부의 사과를 요구하는 야지마 츠카사(39·사진)는 히로시마 원자폭탄 투하 65주년을 맞아 위안부 피해자 길원옥 할머니를 초청해 증언을 듣는 등 위안부 문제를 알리는 행사를 진두지휘했다.

야지마는 일본 와세다대 재학시절 한국, 중국, 대만 유학생들을 통해 일제의 전쟁범죄 실상에 대해 처음 접하고 큰 충격을 받은 뒤, 방학 때마다 한국, 중국, 동남아시아로 배낭여행을 다녔다. 하얼빈, 난징대학살 현장 등 일제 만행의 흔적을 답사한 그는 “일본이 어떤 나라인지 궁금했다”고 말했다.

졸업 뒤 <아사히신문>출판국에서 사진기자로 일하던 중 2000년 8월 동아시아 역사 워크숍에 참여하면서 그는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이 모여사는 경기도 광주 ‘나눔의 집’과 인연을 맺었다. 2003년부터 3년간 나눔의 집에서 자원 봉사자로 일하며 그는 수차례 위안부 관련 사진 전시회를 열었다. 그의 유창한 한국어는 어학당 한번 안 다니고 나눔의 집 할머니들에게 배운 실력이다. 지금의 독일인 아내도 서울 일본대사관 앞에서 위안부 문제해결을 촉구하는 수요집회에서 만나, 2006년 독일로 건너왔다.

야지마는 재독 교포 활동가 한정화씨와 함께 ‘기억, 책임, 미래 재단’(EVZ)의 지원을 받아 독일 전국을 순회하며 강연, 다큐멘터리, 사진전 등을 통해 위안부 문제를 알리고 있다. 독일의 인권 담당 유럽의회 의원과도 접촉하며 위안부 문제 유럽 차원의 홍보와 여성에 대한 폭력방지 국제연대활동을 펴고 있다. 그는 한국에서 위안부 피해를 처음으로 공개증언한 김학순 할머니의 이름을 따 최근 베를린에서 발족한 시민단체 ‘김학순 커리지(용기)’ 등을 통해, 유럽에서 위안부 명예회복을 위해 다양한 활동을 펴나갈 계획이다.

글·사진 베를린/한주연 통신원 juyeon@gmx.d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