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체류 외국인이 100만명 시대를 맞이했다. 인구의 2.2%에 달하는 수치다. 선거법에 따라 6·2 지방선거 투표권을 가진 외국인도 1만여명에 이른다고 한다. 외국인을 주변에서 어렵지 않게 접하긴 하지만 투표권까지 행사한다니 변화된 세태를 느끼게 한다. 이는 외국인이 남이 아니라 이제 우리의 이웃이라는 의미를 내포한다. 외국인 문제는 비껴 갈 수 없는 우리 사회의 한 부분이 됐다.

외국인은 대선이나 총선에는 참여할 수 없지만 2005년 8월 개정된 선거법에 따라 영주권을 취득한 뒤 3년이 지난 19세 이상은 지방선거에 참여해 한 표를 행사할 수 있다. 지방자치단체장이나 지방의원을 선출하는 선거의 경우 외국인은 국민이 아닌 지역 주민 자격으로 투표권을 행사할 수 있다는 취지다.

공직선거 사상 처음으로 외국인이 투표권을 행사한 지난 2006년 제4회 동시지방선거 당시 외국인 유권자는 6500여명이었다. 그러나 4년이 지난 이번 지방선거에선 외국인 유권자는 1만1600여명으로 두배 가까이 크게 늘었다. 충남, 충북지역도 각각 5백여명이나 된다.

그러나 외국인에 대한 인식이 여전히 낮은 것은 엄연한 현실이다. 인권이나 처우 문제로 사회문제화 된 것이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일부라고는 하지만 바람직하지 못한 모습이다. 외국인들은 여러가지 열악한 환경에 처해 있다. 대표적인 것이 다문화 가정 자녀들의 교육 문제를 꼽을 수 있다. 경제능력 부족과 불안한 일자리 등으로 양육 여건이 취약한데서 기인한다.

선진국의 경우 외국인이 인구 비중의 4%를 넘어서면 심각한 사회문제가 발생한다고 전문가들은 분석한다. 한국도 그런 상황에 당면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을 시사한다. 단일민족의 특수성과 사회적 편견과 차별, 이주민 가족의 높은 출산율 등을 감안하면 더욱 그렇다. 그들에 대한 배타적 태도는 또 다른 편견과 혐오, 범죄 등의 부메랑으로 돌아 올 수 있다. 사회 통합적 차원에서 바람직하지 못한 현상이다.

제한적이긴 하지만 외국인들의 투표권 행사는 반길만 한 일이다. 외국인들도 엄연한 유권자로서 그들의 이익과 권익을 대변할 수 있는 후보를 선출하는 기회가 마련됐다는 점에서다. 차제에 참정권 확보를 통해 외국인들이 인권과 권익을 정당하게 보장받는 견고한 토대가 구축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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