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ＡＮＣ▶

일본 교과서의 역사왜곡이 점점 심해지고 있습니다.

일본 우익진영 내의 선명성 경쟁 때문입니다.

도쿄 박장호 특파원이 보도합니다.

◀ＶＣＲ▶

우익계열 출판사 지유샤의
중학교 역사 교과서 173 페이지에
이토오 히로부미가 안중근에게
암살됐다고 돼 있지만,

지난해 일본 정부 검정 통과할 당시에는
사살이라는 표현을 사용했습니다.

비교적 중립적인 용어인 사살을,
시판을 앞두고 수정신청을 해서
암살로 다시 바꿔버린 겁니다.

비슷한 절차를 거쳐
달라진 내용은 더 있습니다.

태평양전쟁은
동아시아의 공동 번영을 위해
싸웠다는 뜻의 대동아 전쟁으로,
이른바 가미가제 특공대 자살공격은
그냥 공격으로 바뀌었습니다.

교과서 수정은 한 우익단체가
지유샤 교과서를 기회주의적이라면서
비난을 퍼붓는 가운데 이뤄졌습니다.

지유샤 교과서를 공격한 이 단체는
또 다른 우익계열 출판사인 이쿠호샤를
지원하고 있습니다.

원래 우익계열 출판사 원조격인 후소샤에서
한솥밥을 먹었던 이들은 노선투쟁을 거쳐
지금은 지유샤와 이쿠호샤로 나눠졌습니다

이쿠호샤 측이 보다 극우적이고 공격적인데,
일부 인사들은 지유샤측이 역사 교과서에
3.1독립운동을 기술한 것도 문제삼고 있습니다.

이런 선명성 경쟁의 와중에,
일본 중학교의 우익계열 역사교과서 채택율은
해마다 높아지고 있습니다.

◀ＳＹＮ▶ 이시야마/역사교육자 모임
"(지자체 교육위원들이 가능하면)위안부나
강제연행같은 문제가 많이 언급되지 않은
교과서를 채택하려고 하는 흐름이 있습니다."

특히 이쿠호샤는 막강한 미디어 자본의
지원까지 받고 있습니다.

꼭 우익계열이 아니더라도
새로운 중학교 역사 교과서를 내겠다고
신청한 출판사 7군데 중
위안부 문제를 언급해 온 곳은
한 곳 뿐이고 그나마 교과서 본문도 아닌
각주에 써놓았습니다.

도쿄에서 MBC뉴스 박장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