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누만들기로 위안부 할머니 돕는 대학생들>
(서울=연합뉴스) 김연정 기자 = 대학생들이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의 보금자리인 '나눔의 집'을 돕겠다며 발벗고 나섰다.
비즈니스 프로젝트로 사회에 공헌하겠다고 뭉친 `고려대 사이프(SIFE, Students In Free Enterprise)' 동아리의 팀원들은 지난해 9월부터 나눔의 집과 손잡고 할머니들의 생활이 안정될 수 있는 수익을 창출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이 동아리에서 나눔의 집 프로젝트에 참여하는 학생들은 팀을 조직한 김예원(21.경영학3)씨와 박새봄(20.경영학1), 윤홍조(25.경영학3), 최영환(21.심리학2), 임수현(23.심리학3), 배경진(22.심리학3)씨 등 6명.
김씨 등은 나눔의 집이 후원 구조 중심이어서 할머니들이 한분 한분 세상을 떠나고 나면 후원 대상이 없어지고 결국 안식처와 같은 이 공간이 위태로워지는 게 안타까웠다고 한다.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의 이야기를 널리 알리고 수익도 내는 방법을 고민하던 이들은 나눔의 집 기념품 사업이 별다른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는 데 착안해 새로운 사업을 시작하기로 했다.
이렇게 해서 탄생한 게 나눔의 집 수제 비누.
손을 씻을 때마다 새겨진 문구를 보면서 할머니들의 삶을 떠올릴 수 있고, 나눔의 집과 활발하게 연계된 각 고등학교에서 학생들이 방문할 때 손쉽게 만들기에 참여할 수 있는 장점이 있기 때문.
수제 비누 프로그램은 나눔의 집을 방문할 때 참가비로 5천원을 내고 1인당 비누 2개를 만들어 하나는 갖고 하나는 기증해서 판매할 수 있게 돼 있다.
비누에는 각자 준비한 문구를 새겨 넣어 의미 부여도 하고 상품 가치를 높이도록 했다.
지난 2월 중순에는 한영외고 학생 50명이 처음으로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과 비누를 만들었고, 며칠 뒤에는 한ㆍ중ㆍ일 3개국 대학생 33명이 나눔의 집에 워크숍을 와서 비누 만들기에 동참했다.
설문 조사에서 이들은 단순하게 나눔의 집을 방문했던 사람들보다 위안부 문제에 더 높은 이해도를 보인 것으로 조사됐다.
지금까지 만든 비누는 100개가량인데 사이프 팀원들은 유통업체를 선택해 전국적으로 비누를 팔 계획이다. 나눔의 집이 경기도 광주에 있어 접근성이 떨어지기 때문에 온라인 판매도 시도할 예정이다.
김예원 씨는 15일 "대학에서 배운 지식을 활용해서 위안부 피해 할머니 문제를 널리 알리고, 나눔의 집이 계속 유지되게 도울 수 있어 기쁘다. 소비자들도 '윤리적인 소비'를 할 수 있어 일거양득의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yjkim84@yna.co.kr
<저작권자(c)연합뉴스. 무단전재-재배포금지.> 2010/04/15 05:34 송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