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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운동가인 한국계 애너벨 박(41)씨와 함께 8주만에 미 45개주 400여개의 지부를 가진 커피당을 만든 박씨의 남편 독립영화감독 에릭 바일러(38)씨를 만났다.
지난 24일 오후 6시 신시내티 노스사이드에 있는 '사이드윈더 커피와 차' 커피숍에서는 지난 13일 열렸던 오프라인 발대식 모임에 이어 두 번째 커피파티가 열렸다.
사람들이 모이기 쉬운 주말이 아닌 평일 오후에 커피파티가 열린 이유는 커피파티 공동설립자이자 독립영화 제작자인 에릭 바일러씨가 신시내티를 방문했기 때문.
버지니아주 프린스 윌리엄 카운티에 살고있는 바일러씨는 백인아버지와 중국계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났으며, 영화를 전공했고, 한때 기자였다. 클리블랜드 국제영화제 참석차 오하이오주를 방문한 바일러씨는 신시내티 커피파티 지역활동가들의 모습을 담아 전국의 커피파티 구성원들에게 소개할 계획이란다.
영화스태프들과 함께 모임을 촬영하던 바일러씨는 왜 신시내티를 찾았는지 묻는 기자의 질문에 "그 동안 활동의 장애물은 무엇이고, 어떻게 혁신을 해나가야 할지, 커피파티 중앙은 어떤 도움을 주어야 하는지를 알기 위해 왔다"고 밝혔다.
이번 모임에는 신시내티 커피파티를 조직한 지역활동가인 리오 피어슨씨와 1차모임 진행을 맡았던 윌 피어스씨를 비롯 대학생, 의사, 주부 등 20여명의 사람들이 참석했다.
리오 피어슨씨는 조지메이슨대에서 이민문제를 연구한 지역활동가로 남미계(콜롬비아) 아버지와 독일계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났다. 에릭 바일러씨와는 그의 영화인 <9500 리버티>를 보고 알게 되었고, 페이스북 친구 사이다.
지역의 작은 커피숍에서 나눈 이야기가 어떻게 정치인들에게 들리도록 할 수 있는지를 묻는 기자의 질문에 피어슨씨는 "신시내티가 보수적이라 알고 있었는데, 실제로 사람들을 만나보니 다양하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우리는 커뮤니티를 만들어갈 수 있는 도구를 제공한다. 우리는 의원들을 초대해 대화를 나눌 것이고, 우리는 게임을 바꿀 수 있는 사람들이므로 정치인들은 그들의 전략을 바꾸게 될 것이다"고 말했다.
또 오늘의 주요이슈가 무엇이고, 다음계획이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어떻게 사람들이 이 운동에 참여할 수 있도록 할 것인가가 이슈였다. 지금은 각 지부를 설립 중이고 사람들을 모으고 있는 단계이다. 세라 페일린의 지역구인 알래스카와 공화당 하원대표 존 베이너 지역구에도 커피파티가 만들어졌으며, 이탈리아와 아일랜드, 파나마, 인도네시아에서도 커피파티가 만들어졌다. 이제 커피파티는 초국적 민주주의 운동이다. 풀뿌리가 조직화되면 여론도 바꿀 수 있다"고 말했다.
다음은 커피파티 공동설립자 에릭 바일러씨와의 인터뷰다.
"민주주의의 원기를 회복하고 있다"
- 의료개혁법이 하원에서 통과되고 오바마 대통령이 서명했다. 소감은?
"민주주의가 원기를 회복하고 있는 사인으로 보고 있다."
- 커피파티에 대해 말해달라.
"국회의원이 막말을 하고 국민을 제대로 대표하지 못하고 있는 것을 보면서 유권자들이 이 나라의 통치자임을 다시 알려주려는 모임이다. 우리는 우리의 목소리를 들어줄 사람들을 지지할 것이다. 말하기를 두려워하는 사람들의 메시지를 대신 전달해 주거나, 직접 말을 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 우리의 일이다. 다양한 정치적인 견해를 가진 사람들이 고함을 지르고 상대방을 무시 한다면 국민을 위해 좋은 아이디어를 내올 수 없다. 서로 예의를 갖추고 경청하며 공동체의 일원이 되도록 하는 풀뿌리 운동이다."
- 커피파티와 '미국을 위한 조직(OFA)'과의 차이가 있다면?
"OFA는 2008년 대선에서 오바마를 위해 뛰었던 자원봉사자들의 데이터베이스라 할 수 있다. 그러나 우리는 돈도 없고 어떤 당과도 관계가 없으며 이제 막 조직화하고 있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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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심 스태프가 몇 명인지 애너벨도 모른다"
- 얼마나 많은 핵심 스태프가 있나.
"모른다. 애너벨조차도 모른다. 초반에 30여명이 전화로 회의를 한 적도 있다. 우리는 모두 자원봉사자들로 위계질서가 없는 수평조직이다. 우리는 소셜 네트워크로 연결되어 소통하고 있다."
- 왜 <9500 리버티>와 <2010 오키나와> 같은 영화를 만들게 되었는지.
"<9500 리버티>는 내가 살고있는 버지니아주의 프린스 윌리엄 카운티가 인종간 불협화음과 문화전쟁으로 극단적인 대립으로 치달았던 과정과 싸움을 담고 있다. 나와 애너벨은 사람들이 예의를 지키면서 소수인종문제, 이민자문제를 토론할 수 있도록 자리를 만들어 함께 문제를 풀어나가도록 도왔다. 작은 규모의 커피파티 운동이었다고 할 수 있다.
<2010 오키나와>는 미군기지 근처에 사는 사람들의 삶, 환경문제, 주권에 대해서 이야기한다. 애너벨과 나를 비롯한 아시안계 미국인과 아시아인들은 위안부문제, 미군기지문제 등 과거사를 청산하지 못했기 때문에 여전히 2차대전의 영향하에서 살고 있다고 본다.
우리는 그동안 위안부 결의안(resolution 121)을 통과시키도록 활동했고, 일본과 한국에서 문제를 해결하고자 노력해 온 사람들을 만났다. 이를 통해 크게는 진실을 규명하고 살아남은 분들의 상처를 치유하려 노력해왔다. 오키나와는 미군기지 문제가 심각한데, 이를 공론화해서 일본과 미국의 국민들이 오키나와 주둔 미군기지 문제를 알고 스스로 문제를 해결해 나가도록 돕는 영화다.
"나눔의 집에서 위안부 할머니들도 만났다"
- 영화 <2010 오키나와>가 위안부 문제도 다루는지. 애너벨의 활동에 대해 알려달라.
"애너벨은 위안부 결의안과 관련하여 미국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활동가다. 애너벨의 지도력과 한인사회의 협력이 결의안을 통과시켰다. 애너벨과 나는 한국을 두 번 방문했으며 '나눔의 집'을 찾아 위안부 할머니들을 만났고 필름에 담았다. 한국에서의 작업은 <2010 오키나와>가 아닌 위안부문제만을 다룬 다큐멘터리에 나온다. 우리는 우리가 가는 곳과 하는 일을 모두 비디오에 담는다. 우리는 개인 유튜브 채널에 다큐멘터리를 올려 많은 사람들과 내용을 공유한다."
- <9500 리버티>에서는 무엇을 말하고자 했는지. 포괄적 이민법 개혁에 대한 당신의 생각은.
"나는 포괄적 이민법을 지지한다. 현 이민관련 체제는 고장나 있다. 이민자들이 우리 사회에 기여할 수 있는 기회를 주어야 한다. 많은 은퇴자의 뒤를 봐줄 젊은 층이 적은 노령화 사회에서 노동력 수요를 맞추기 위해서라도 이민수속과정도 현대화시키고 이민자들을 받아들여야 한다. 일본, 유럽, 러시아 모두가 이민자들을 받아들이기 위해 경쟁하고 있는 상황인데, 미국이 이민자의 천국이라는 브랜드를 잃는다면 미국은 망한다."
- 프린스 윌리엄 커뮤니티 이사회 의장인 코리 스튜어트가 당신을 "극좌파에 사람들의 관심을 받고 싶어하는 사람"이라고 했는데, 어떻게 생각하나.
"우리가 올린 유튜브에 정중하지 못하고 어른스럽지 못한 그의 행동이 많이 나온다. 시민에 대한 예의를 갖추지 못한 사람이라는 것이 드러나서 많은 시민들이 그에 실망했고, 그가 이 사실을 알게 되었다. 그래서 커피파티에 대해 비우호적인 발언을 한 것으로 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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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커피파티 만든다니 기쁘다"
- 한국에도 커피파티를 만들려는 움직임이 있다. 마지막으로 덧붙이고 싶은 말은.
"한국에도 커피파티가 만들어진다니 기쁘다. 애너벨과 나는 한국에 대한 좋은 기억을 가지고 있다. 애너벨은 한 대학에서 위안부 문제와 관련한 연설을 하기도 했다.
커피파티는 깨어있는 시민들의 모임이다. 극단으로 치우치지 않으면서 서로의 관심사를 의논하고 정치인들에 우리의 생각을 전하는 것이다. 커피파티는 게임을 바꾸는 풀뿌리 운동이다. 우리는 이해관계에 따라 전횡을 일삼는 자금력 있는 기업도, 미디어도 아니다. 그러나 우리에게는 유튜브, 페이스북 등 맘만 먹으면 쉽게 참여할 수 있는 온라인 네트워크가 있다.
우리의 목소리를 듣도록 하기 위해 커피파티를 세우는 것이다. 중요하다고 생각되는 이슈를 토론하고 '커피 & 이슈' 사인을 만들어 사진을 찍거나 동영상으로 만들어서 올려라. 국회의원도 초대해서 우리가 알고 싶은 것, 우리가 가치를 두는 것이 무엇인지를 알게 해라. 나는 이 곳 신시내티에서 단 한번도 정치적인 활동을 해본 적이 없는 흑인여성과 젊은 백인여성을 만났다.
그들은 공직자들의 처신에 실망하고 뭔가를 요구하고 싶어하지만, 이런 모임에서 자신들이 어떻게 이야기를 꾸려나가야 할 지 잘 모르겠다고 했다. 우리는 그들이 이야기를 풀어나갈 수 있는 방법들을 알려주고 돕는다. 어떻게 민주주의 절차에 참여하는지, 참여한 사람들은 누구나 환영받고 있다는 느낌을 받고 그들 자신의 이야기를 하도록 돕는 것이 우리의 일이다. 우리는 어떤 당의 색깔도 띠지 않고, 솔직한 대화를 중심에 두고 있다. 전세계에서 민주주의 운동이 일어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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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희경(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