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레오니아(뉴저지주)=뉴시스】노창현 특파원 = ‘사람이야? 마네킹이야?’
19일과 20일 뉴저지 추석대잔치가 열린 레오니아 오버팩공원. 행사장 한켠의 독도 홍보 부스를 지나던 사람들은 호기심을 감추지 못했다. 자루를 어깨에 들쳐매고 복면을 쓴 채 맨발로 월담하는듯한 포즈의 사내가 꼼짝않고 있었기 때문이다.
이틀간 연인원 4만여명이 다녀간 행사장에서 가장 시선을 끈 것은 바로 ‘섬을 도둑질하는 일본’을 풍자한 퍼포먼스였다. 군국주의 일본 깃발을 복면으로 쓴 채 큰 자루를 들고 담을 넘는 모습은 지난해 맨해튼에서 독도 게릴라 캠페인으로 화제를 모은 광고물을 모델이 직접 재현한 것.
모델 앞에는 ‘섬도둑질은 그만해(Stop Island Theft)’라는 안내판이 있고 그 옆의 독도 배너에는 한글과 영문으로 일본이 지난 200년간 독도가 한국영토라는 사실을 인정했다는 설명이 있었다.
이날 퍼포먼스의 주인공은 유홍장 씨. 한국서 배우로 활약한 유 씨는 이날 독도를 훔치는 도둑의 모습으로 분해 시선을 끌었다. 한번 포즈를 취할 때마다 30분 씩 꼼짝하지 않은 채 비지땀을 흘린 유 씨는 "힘은 들지만 보람있는 시간"이라고 미소지었다. 내년 시티텍에서 무대기술을 전공할 예정이라는 그는 현재 한인극단 모노드라마(대표 장진호)에서 무대감독을 맡고 있다.
이미진 씨와 장은혜 씨 등 모노드라마 제작진은 현재 제이지 카페극장에서 ‘마담 Y의 금지된 이야기’라는 연극을 공연하고 있다.
어린 자녀들과 함께 행사장을 찾은 이들은 "일본이 독도를 욕심내는 것은 몰래 남의 것을 훔쳐가는 도둑이나 마찬가지"라고 설명해주고 독도 응원문구 쓰기에 참여하는 등 깊은 관심을 보였다.
뉴저지 팰리세이즈팍에 사는 김재훈 씨는 “독도캠페인을 모델이 재미있게 연출해 특히 아이들이 관심을 많이 보이는 것 같다. 보통의 캠페인이었으면 솔직히 별로 흥미를 안보였을텐데 아이디어 아주 좋았던 것 같다”고 말했다.
유치원에 다니는 이제인 양(5)은 고사리손으로 ‘독도는 우리땅’이라고 반듯한 한글로 써서 주위 어른들의 박수를 받았다.
‘섬 도둑질’ 퍼포먼스를 기획한 주인공은 광고디자이너 이제석 씨. 지난해 맨해튼에서 일본의 독도침탈을 야유하는 게릴라광고를 펼쳐 주목을 받았다. 실험적이고 독창적인 광고로 국제적 명성을 누리는 그는 스쿨오브비주얼 아트 재학 중 각종 광고경연대회에서 40개의 메달을 따내 ‘천재 디자이너’라는 찬사를 받기도 했다.
맨해튼의 한 건물 굴뚝에서 나오는 연기를 권총의 이미지로 만든 광고물은 국제광고대회 대상을 안겨준 작품으로 유명하다. 독도를 주제로 한 공익광고로 잘 알려진 그는 기발하고 실험적인 광고물을 연이어 발표하는 등 정력적인 활동을 펼치고 있다.
최근엔 마스크에 김치이미지를 넣은 ‘신종플루 예방 김치마스크’로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광고계의 슈바이처’를 꿈꾸는 이제석 씨는 “자면서도 아이디어를 떠올릴만큼 생각하는 병에 걸렸다”는 말로 독창적인 광고기획의 비결을 털어놓았다. (뉴스검색제공제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