했던 노비가(奴婢家) 3개 호(戶)의 인적 사항을 기록한 것이다.
이것은 관청에 제출한 호구단자 또는 관청에 등재된 호적을 한글로 옮긴 것으로
보인다. 관청에 낸 문서가 아니기 때문에 공문서(公文書)가 아닌 사문서(私文書)라
할 수 있다. 필자는 이 문서를 황이환의 본관을 따서 <상주황씨가
노비 호적 한글 등초>(尙州黃氏家 奴婢 戶籍 한글 謄草)라 이름 붙였다.
이 문서를 판독하여 그 내용을 소개하고 그 속에 담긴 의미를 해설하여,
한글 문자 생활사에서 매우 특이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는 이 문서를 일반인에게
널리 알리고자 한다. 그리하여 한글에 의한 문자생활이 특이한 영역에 이르기까지
다양하게 이루어졌음을 확인하고자 한다.
이 한글 호적 문서는 한 장의 닥종이(楮紙)에 작성된 것이며, 그 크기는
세로 28.2cm, 가로 100.5cm이다. 이 문서는 황해도 백천군에
살았던 3개 노비 호(戶)의 가계(家系)와 등재 인물의 신분 정보를 담고
있다. 1개 노비 가호의 내용은 강희(康熙) 5년(1666년)에 작성된
것이고, 다른 2개 노비 호의 내용은 강희 29년(1690년)에 작성된
것이다. 따라서 이 문서를 작성한 상한 연도는 1690년이 된다. 한글
호적 문서의 실제 모습은 다음 사진에서 볼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