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하와이대 에드워드 슐츠 교수

(서울=연합뉴스) 김윤구 기자 = "한일 병합과 미국의 하와이 병합은 모두 불법적이었으며 문화 말살 등 비슷한 점도 많다."
에드워드 슐츠 미국 하와이대 태평양아시아연구학부장은 22일 연합뉴스 기자와 만나 "일본은 한국이 반대했는데도 강제로 병합한 만큼 불법적"이라면서 "일본은 과거의 잘못을 인정하고 독도 영유권도 요구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이날 동북아역사재단에서 열린 '일본의 한국병합 효력에 대한 국제법적 재조명' 국제학술회의에서 미국의 하와이 점령 불법성에 대해 발표한 슐츠 교수는 미국의 하와이 병합과 한일 병합에 유사점이 많다고 소개했다.

   그는 미국이 1893년 하와이 왕정을 무너뜨리고 1898년 하와이를 병합한 것은 불법이었으며 하와이 주민과 그들의 문화에 대한 난폭한 공격이었다고 지적했다.

   그는 "하와이는 팽창을 시도하던 미국에 너무나 중요한 위치에 있었다. 미국은 병합후 하와이 주민들의 전통 훌라춤을 음란하다며 규제하는 등 고유의 말과 문화를 없애려고 시도했고 토지 대부분을 백인들이 소유하도록 했다"면서 "이는 일본의 한국 병합과 매우 비슷하다"고 말했다.

   하와이 왕정이 무너진 지 100년 이 되던 1993년 미국 의회와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은 하와이 왕국을 전복시키고 하와이 원주민들의 자치권을 박탈한 것에 대해 공식 사과를 했다.

   슐츠 교수는 "미국은 클린턴 전 대통령의 사과로 과거사 화해의 첫 걸음을 내디뎠으며 하와이인들에 대한 경제적 배상 등 책임도 논의하고 있다"며 "하와이인들 역시 한 민족으로서 일정한 주권을 얻으려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한일 관계에 대해 "한일 병합은 100년 전 일인데 아직 연구가 충분치 못하다"면서 "일본의 분위기도 수십 년 전과는 다르게 많이 변했고 특히 과거의 잘못을 인식하는 젊은 층도 많지만 한일 병합의 불법성을 알리는 견해를 더 많이 소개해야 한다"고 말했다.

  
kimy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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