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언론이 본 한국역사와 漢字의 끈질긴 생명력>
(선양=연합뉴스) 조계창 특파원 = "한자(漢字)는 한국에서 두번이나 폐지되고도 다시 부활했다."중국 인민일보사에서 발행하는 환구시보(環球時報)는 11일 중화문명 특유의 산물인 한자가 역사의 변천에 따라 동아시아 각국에서 지위에 변화가 많았지만 특히 한국에서 그 변화가 더욱 두드러졌다고 소개했다.
신문에 따르면 한자는 세종대왕이 훈민정음을 창제한 이후에도 한글을 언문으로 치부하던 사대부를 중심으로 확고한 자리를 차지해왔지만 갑오경장을 통해 그 지위가 크게 흔들렸다.
청일전쟁을 계기로 중국의 국력이 급격히 쇠락하면서 중국 문화에 대한 한민족의 '숭배 심리'가 약화된 가운데 갑오경장을 계기로 이전까지 한자로만 작성해왔던 공문서에 한글도 함께 표기할 수 있도록 했기 때문이었다.
신문은 한일합방을 계기로 '훈민정음문자' 즉 한글이 확고한 지위를 확보할 수 있게 됐다고 분석했다. 일본 제국주의 침략으로 한글이 민족주의의 상징으로 떠올랐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지난 1948년 수립된 대한민국 정부가 공문서에 한글을 사용하도록 하는 법률을 제정한데 이어 1968년 박정희 대통령이 공문서와 교과서에 한자사용을 전면 금지하면서 한자의 공식적인 지위는 급격히 추락하고 말았다.
신문은 이 시기에 학교를 다녔던 '한글전용세대'는 한자를 완전히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고 신문은 소개했다.
하지만 2천년 가까이 유지돼왔던 한자 사용을 금지해서는 안된다는 사회 여론의 압력에 의해 1974년 1천800자의 학습용 상용한자가 제정되면서 한자는 가까스로 부활하게 됐다.
이어 2005년 한국 정부는 세계화 시대의 조류에 맞춰 공문서와 교통표지판 등에 다시 한자를 사용할 수 있도록 했다고 신문은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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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작권자(c)연합뉴스. 무단전재-재배포금지.> 2007/06/11 10:12 송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