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 깃발(위) 다이묘 사이온지 가문의 집안무늬인 ‘히다리미쓰도모에’(가운데) 삼태극(아래)

제주특별자치도의 상징물 가운데 하나인 도 깃발(위)이 일본 전국시대의 유력 무사 가문들이 사용해 온 집안무늬(가문)와 모양이 비슷한 것으로 드러나 논란을 일으키고 있다. 제주도청은 이런 지적을 고려해 최근 자문위원회를 구성해 도기의 교체 여부를 검토 중이다.

제주 시민 이원희(40·자영업)씨는 4일 “제주도 깃발에 들어 있는 문양이 일본 전국시대 무사 집안들의 문양과 비슷해 제주도청에 문의한 결과, 내부적으로 교체 문제를 논의하고 있다는 대답을 들었다”고 밝혔다.

문제가 된 문양은 제주도 깃발의 왼쪽 위에 그려진 것이다. 이 문양은 원 안에 올챙이 모양의 구름무늬 세 개가 서로 꼬리를 물고 왼쪽으로 돌고 있는 모양으로, <한겨레>가 인터넷 백과사전 <위키피디아>를 통해 확인한 결과 일본 전국시대 에히메현 이요 서부지방을 지배했던 다이묘 사이온지 가문의 집안무늬인 ‘히다리미쓰도모에’(가운데)와 매우 비슷했다.

제주도 인터넷 홈페이지는 이 문양은 태양을 가리키며, 그 속의 구름무늬는 도의 거센 물결·무극(영구)을 뜻하고 3개는 제주의 삼다삼무를 상징한다고 설명하고 있다. 제주도는 공모를 거쳐 이 도 깃발을 정해 1969년부터 사용해 왔다.

이와 관련해 조형균 계성종이역사박물관장은 “이 문양은 일본 옛 무사들이 즐겨 쓰던 ‘히다리미쓰도모에(왼쪽으로 도는 세 꼬리)’의 하나”라며 “일본의 문양들 중에서도 멋이 있어서 일반인들에게 아주 친숙한 문양”이라고 밝혔다. 이 문양의 의미에 대해 조 관장은 “이른바 ‘삼파전’이라 하여 세 개가 서로 꼬리를 물고 다툰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제주 문화예술계의 한 관계자도 “처음 제주도 깃발과 일본 무사 집안의 문양을 봤을 때 너무나 흡사해 모방한 것이 아닌가 생각이 들었다”고 밝혔다.

물론 이 깃발 무늬가 일본의 문양을 따른 것이라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제주도 문화예술계의 또다른 관계자는 “신라 미추왕릉 보검 등에 삼태극(아래)이 있는데, 그 깃발 문양과 비슷하다”며 “한국에도 비슷한 것이 있으므로 무조건 일본 것을 모방했다고 말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한승동 선임기자

제주/허호준 기자 sdhan@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