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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영수, 이치로 때문에 야쿠르트 선수들에게 칭찬받은 사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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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2008-03-04 09:5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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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인 메이저리거 영웅 스즈키 이치로가 막상 일본 프로야구 선수들 사이에선 그다지 인기가 없는 것 같다.
야쿠르트 임창용이 최근 스포츠조선과의 인터뷰에서 흥미로운 일화를 밝혔다. 한달여 오키나와 전훈캠프 일정을 마친 임창용은 독특한 투구폼과 여유있는 성격 덕분에 이미 친한 동료가 여러명 생겼다.
임창용에 따르면 지난달 오키나와에 있을 때 동료선수 몇명이 다가오더니 "배영수에게 잘 했다고 전해달라"며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웠다고 한다. 처음엔 무슨 얘기인지 몰라 의아해했지만 몇마디 더 나눈 뒤 무슨 뜻인지 알게 됐다.
배영수(삼성)와 이치로(시애틀)는 2년 전에 '인연'이 있었다.
지난 2006년 3월 월드베이스볼클래식에서 배영수가 아시아예선 일본전에 등판했을 때 7회 선두타자로 나온 이치로의 엉덩이를 146㎞짜리 강속구로 맞힌 적이 있다. 1-2로 뒤진 상황에서 배영수는 사구를 기록하고 교체됐지만, 이전까지 축 처져있던 한국 덕아웃은 그 직후 활기찬 분위기로 바뀐 뒤 결국 이승엽의 2점 홈런이 터지면서 3대2로 역전승을 거뒀다.
한국 선수도 아닌 야쿠르트의 일본 선수들이 2년 전 사건에 대해 "잘 했다고 꼭 얘기해달라. 배영수 덕분에 속이 시원했다"고 털어놓은 이유는 뭘까.
메이저리그에서도 최고 레벨에 오른 이치로지만 일본 리그 내에선 다소 오만한 자세 때문에 결코 환영받지 못하는 존재였다고 한다. 일본에서 야구를 하려는 모든 어린이들의 우상이지만, 동시에 일본인 동료들에겐 친근하지 못한 우월적인 선수로만 존재했다는 설명이었다.
2년 전 이치로를 맞혔을 때 배영수는 고의성 여부를 떠나, 한국 야구팬들로부터 '열사'라는 칭호를 받기도 했다. 가뜩이나 이치로가 당시 아시아예선 직전 "(이번 대회 참가국들이) 일본을 30년 동안 이길 수 없다는 생각을 갖도록 해주겠다"고 한 망언 때문에 한국팬들의 심기를 잔뜩 건드려놓은 상황이었다.
배영수에게 엉덩이를 맞는 장면은 '이치로 굴욕 시리즈'의 하나가 됐었다. 이제와 알고보니, 그 장면을 보면서 후련한 느낌이 든 건 한국팬만이 아니었던 셈이다.
< 김남형 기자 scblog.chosun.com/star22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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