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주요메뉴 바로가기

본문

광고

광고

기사본문

등록 : 2014.07.14 18:58 수정 : 2014.07.14 18:58

일본인 사진작가 야지마 쓰카사(43)

군위안부 문제 활동 야지마 쓰카사

“일본에서는 1990년대 들어 보수적인 정치인·학자·언론 등이 지속적으로 역사왜곡을 시도해왔습니다. 그 결과가 지금의 아베 정권입니다. 독일은 사회 전체에 ‘나치는 절대 안 된다’는 합의가 이뤄져 있어요. 일본과 독일의 가장 큰 차이점입니다.”

지난 3일(현지시각) 독일 베를린에서 만난 일본인 사진작가 야지마 쓰카사(43·사진)는 전날 아베 내각이 집단적 자위권을 허용하는 각의(국무회의) 결정을 내리며 군국주의의 민낯을 보인 것에 대해 “언젠가 이런 때가 올 것으로 예상했다”며 걱정스런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그는 2009년부터 한인 시민단체인 코리아협의회의 한정화 대표와 함께 위안부 할머니들의 피해 사실을 독일 전역에 알리는 활동을 벌이고 있다.

<아사히신문> 사진기자 출신인 그는 2003년부터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이 모여 사는 경기도 광주의 ‘나눔의 집’에서 3년간 자원봉사자 겸 연구원으로 일하며 할머니들과 인연을 맺은 바 있다. 대학 시절 만난 한국인 친구들에게서 위안부 문제를 접했다는 그는 “내가 무슨 보탬이 될지는 알 수 없었지만, 사진작가로서 역사의 기록을 남겨야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한다. 처음에 “왜 일본 남자가 여기에 있냐”며 화를 내거나 거부감을 보였던 할머니들은 시간이 지나며 차츰 마음을 열었다. 요즘도 가끔 인터넷 영상통화로 서로의 안부를 전한다. “3년을 함께 지내다 보니 나눔의 집 할머니들이 진짜 친할머니 같아요. 한국말도 할머니들에게 배워서, 팔도 사투리도 다 할 줄 안답니다.”

2006년 결혼과 함께 독일로 이주한 뒤, 그는 한정화 대표와 함께 독일 전역에 위안부 문제를 알리는 활동을 벌이고 있다. 위안부 기록 필름 상영과 한정화 대표의 강연, 야지마의 사진프로젝트를 결합해 위안부 문제를 다각도로 보여주는 형식이다. 2009년 말부터 지금까지 독일 도시 20여곳을 찾았다. 그는 “독일 시민사회는 ‘역사에 잘못이 있으면 청산해야 한다’는 공통된 인식이 있기 때문에, 위안부 문제를 금방 이해하고 반응도 좋다”고 덧붙였다. “독일 정부에는 좌우를 막론하고 과거청산에 대한 합의가 형성되어 있지만, 일본 보수정당들은 침략전쟁 미화를 끊임없이 시도해왔습니다. 아베 정권의 문제가 갑자기 시작된 게 아닌 거죠. 반면 독일은 많은 시간과 돈, 인력을 들여 과거청산에 대한 사회적 합의를 이뤄냈습니다. 이런 분위기 없이 일본에서의 과거청산은 불가능합니다.” 그는 “독일의 68세대가 ‘아래로부터의 청산’을 이끌어낸 반면, 일본의 68세대는 전쟁범죄보다 미-일 군사동맹 반대와 베트남 전쟁 반대에 집중했다. 전범국인 두 나라의 차이는 여기에서 생겨났다”고 아쉬워했다. 코리아협의회는 다음달 14일부터 17일까지 독일 베를린에서 열리는 평화 페스티벌 행사에 위안부 할머니 두 분을 초청해 ‘증언대회’를 연 뒤, 옛 동독 지역과 독일 남부 지역을 돌며 위안부 피해를 알리는 행사를 벌일 계획이다.

베를린 글·사진 최혜정 한겨레사회정책연구소 수석연구원



광고

브랜드 링크

멀티미디어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한겨레 소개 및 약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