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91차 수요시위 찾은 일본 시민단체들, “할머니 죄송합니다”

자유발언서 ‘위안부’ 역사 왜곡 교과서 규탄발언 이어지기도 예소영 기자|최종업데이트 2013-09-11 16:23:07

11일 서울 중학동 일본대사관 앞에서 일본군'위안부' 문제해결을 위한 제1091차 정기수요집회에서 길원옥 할머니와 일본인들과 재일동포와 미국 감리교인들이 참석해 일본 정부 차원의 공식 사과와 배상을 요구했다.ⓒ 김철수 기자



9월 두 번째 주의 수요일 낮 11시 40분, 일본 ‘가나가와 현 평화위원회’ 소속 회원 20여명이 정오에 시작하는 일본군 ‘위안부’ 정기시위에 참가하기 위해 일본대사관 앞을 찾았다. 한국에 오기 전 ‘일본군 위안부’를 공부하고 왔다는 회원들은 대사관 앞에 설치된 소녀상에 다가가 분홍색 국화꽃 다발을 안기고, 우산을 씌워 비를 막아줬다. 회원들은 소녀상에 참배를 하는가하면, 손으로 얼굴과 손등을 보듬기도 했다.

이들은 매월 셋째 주 주말마다 일본 가나가와 현 요코스카 미군기지 앞에서 미군철수와 군대 보유를 위한 평화헌법 개정을 반대하는 집회를 여는 등 자국에서 40년 동안 꾸준하게 전쟁 철폐의 목소리를 내온 시민사회단체다.

“일본정부, ‘소녀상’ 보고 부끄럽지도 않느냐”

11일 낮 12시 서울 종로구 일본대사관 앞에서 일본군 ‘위안부’ 문제 해결을 위한 1091차 정기수요시위가 열렸다. 이 날 시위는 ‘일본군 위안부 문제 해결을 위한 간사이 네트워크(간사이 네트워크)’라는 일본의 시민단체의 주관으로 진행됐다.

간사이 네트워크는 성명서를 내고 “제2차 세계 대전 당시 일본은 아시아·태평양에서 침략전쟁을 일으켰으며, 셀 수 없을 정도로 많은 여성을 위안소에 가두고 그들의 자유를 빼앗고 상상도 못 할 고통을 주었다”며 “그러나 일본정부는 이 사실을 인정하지 않아, 수요시위가 시작된 지 21년이 지났음에도 아직 문제 해결이 되지 않은 것에 일본 국민으로서 진심으로 사죄한다”고 밝혔다.

이어 이들은 “지금도 아베 총리는 일본군 ‘위안부’를 인정하지 않고 역사를 왜곡하는 것도 부끄러워하지 않으며 자민당 정권하에 평화헌법을 개정해 자신들의 군국주의의 야욕을 드러내고 있다”며 “또 저희가 온 오사카의 하시모토 도오루 시장은 ‘일본군 위안 제도는 필요한 제도였다’는 망언을 하고 이 발언을 철회하거나 사죄도 하지 않고 있다”고 자성했다.

그러면서 단체는 “일본 대사관 앞에 있는 ‘소녀상’을 보고도 부끄럽지 않느냐. 일본은 양심을 지켜 잘못을 인정해야만 밝은 미래를 맞고 국제적인 신뢰도 얻을 수 있다”며 “일본 국민들은 전범국의 국민이 되고 싶지 않다. 일본은 전력 보유 금지와 국가 교전권을 불인정하는 헌법 9조를 수호하고, 국경도 민족도 뛰어넘는 누구나 사이좋고 평화롭게 살 수 있는 세상을 실현하라”고 일본정부와 일본 대사관에 촉구했다.

11일 서울 중학동 일본대사관 앞에서 일본군'위안부' 문제해결을 위한 제1091차 정기수요집회에서 길원옥 할머니와 일본인들과 재일동포와 미국 감리교 교인들이 참석해 일본 정부 차원의 공식 사과와 배상을 요구했다.ⓒ 김철수 기자



“일본군 ‘위안부’ 역사 왜곡교과서, 검정 통과 취소시킬 것”

가을비가 내리는 가운데 열린 이 날 시위에는 간사이 네트워크와 가나가와 현 평화위원회뿐만 아니라 ‘위안부’ 피해자인 길원옥 할머니, 미국에서 온 ‘미연합 감리교회 한국여선교회’ 회원들, 이화여대 동아리인 ‘이화나비’ 회원들, 경기도 고양시의 백마고·전남 목포시의 정명고 학생들, 민주당 유기홍·도종환 의원 등도 참가해 장소를 가득 메웠다.

이 날 집회에 참가한 이들은 지난달 30일 검정을 통과한 교학사의 『한국사』 교과서에 대한 규탄발언을 성토하기도 했다.

‘한국 정신대문제 대책협의회’ 김동희 사무처장은 “현재 86세인 길원옥 할머니가 일본 ‘위안부’로 끌려간 것은 1940년 13세 때의 일인데, 교학사 교과서는 여자 정신근로령이 1944년의 일이라고 기술하고 있다”며 “교과서는 보편성과 공정성을 가져야 하는데 교학사 교과서는 위안부 할머니의 피해를 축소해 서술하며 이를 위반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김 사무처장은 “온전하지 않은 반쪽짜리 교과서가 검정을 통과돼, 아이들이 무엇을 배울지 의문”이라며 “이 교과서에 대한 검정 통과가 취소될 수 있도록 다양한 활동을 전개할 것”이라고 밝혔다.

민주당 유기홍 의원은 “일본의 후쇼사 교과서는 일본의 식민지배와 위안부 문제를 묵인해 한국인들에게 원성을 샀는데, 교학사의 교과서도 똑같은 문제가 빚어지고 있다”며 “‘위안부’의 역사를 왜곡하고 식민정책을 미화하는 교학사의 교과서 검정이 취소되도록 다양한 투쟁을 전개하겠다”고 말했다.

또 간사이 네트워크 회원들은 지난 5월 김복동 할머니가 일본 오사카 시장을 찾아 ‘일본군 위안부 관련 망언 논란 발언’에 사과요청을 한 과정을 재현한 내용의 연극을 한국말로 선보였다. 또 이들은 한국노래인 ‘바위처럼’과 수요시위 내용을 담은 ‘수요시위를 아십니까’를 부르기도 했다.

간사이 네트워크는 일본 오사카지역을 중심으로 활동하는 시민사회단체로, 2005년 10월부터 매달 첫째 주 수요일에 한국의 일본군 ‘위안부’ 문제 해결을 위한 수요정기시위를 열고 있다.

11일 서울 중학동 일본대사관 앞에서 일본군'위안부' 문제해결을 위한 제1091차 정기수요집회에서 길원옥 할머니와 일본인들과 재일동포와 미국 감리교 교인들이 참석해 일본 정부 차원의 공식 사죄와 배상을 요구했다.ⓒ 김철수 기자



11일 서울 중학동 일본대사관 앞에서 일본군'위안부' 문제해결을 위한 제1091차 정기수요집회에서 길원옥 할머니와 일본인들과 재일동포와 미국 감리교 교인들이 참석해 일본 정부 차원의 공식 사죄와 배상을 요구했다.ⓒ 김철수 기자



11일 서울 중학동 일본대사관 앞에서 일본군'위안부' 문제해결을 위한 제1091차 정기수요집회에서 길원옥 할머니와 일본인들과 재일동포와 미국 감리교 교인들이 참석해 일본 정부 차원의 공식 사죄와 배상을 요구했다.ⓒ 김철수 기자



11일 서울 중학동 일본대사관 앞에서 일본군'위안부' 문제해결을 위한 제1091차 정기수요집회에서 길원옥 할머니와 일본인들과 재일동포와 미국 감리교 교인들이 참석해 일본 정부 차원의 공식 사죄와 배상을 요구했다.ⓒ 김철수 기자

카카오스토리에서
민중의소리를 보세요 ▶바로가기

기사를 추천해주세요


일반많이 본 기사

연예많이 본 기사

맨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