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마, G8서 위안부문제 언급할까’ 美한인사회 추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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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바마, G8서 위안부문제 언급할까’ 美한인사회 추진

[뉴시스] 입력 2013.06.08 11:30





혼다-파스크렐 연방의원, 대통령에 공동요청 서한 검토

【뉴욕=뉴시스】노창현 특파원 = 오바마가 G8 정상회담에서 위안부 문제를 공식 언급하는 역사적인 사건이 일어날 수 있을까.

미주한인사회가 두명의 연방 의원을 통해 오바마 대통령의 위안부 문제언급이라는 획기적인 ‘이벤트’를 추진하고 있어 비상한 관심이 일고 있다.

한인풀뿌리운동단체인 시민참여센터(대표 김동찬)는 7일 연방하원의 마이크 혼다 의원과 빌 파스크렐 의원에게 오바마 대통령이 6월 17~18일에 북아일랜드에서 열리는 G-8 정상회담에서 일본군 위안부 문제를 공식 언급하도록 설득해줄 것을 요청하는 서한을 전달했다.

이날 뉴저지 팰리세이즈 팍의 위안부기림비를 참배한 혼다 의원과 파스크렐 의원은 시민참여센터의 이같은 요청에 오는 11일 다시 만나 오바마 대통령에게 보내는 공동 서한 작성을 논의키로 했다.

시민참여센터의 이같은 노력은 지난 2007년 연방하원에서 만장일치로 위안부결의안(H.Res. 121)이 통과됐지만 일본정부의 공식 인정과 배상 등이 이뤄지지 않고 있음을 중시, 선진 제국 정상이 함께 한 자리에서 일본의 이행을 압박토록 하자는 것이다.

시민참여센터는 이번 서한에서 “일본의 일부 정치인들이 최근 일본 정부가 악명높은 위안소를 운영한 사실을 부인하고 있는 것과 관련, 오바마 대통령의 위안부문제 언급은 일본의 전쟁범죄에 대한 책임과 젊은 세대들에게 다시는 이같은 일이 되풀이되지 않도로 교육하는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G-8 정상회담은 미국이 동맹국의 하나인 일본이 연방하원의 위안부결의안을 이행하도록 하는 최적의 기회가 될 것”이라며 양 의원이 오바마 대통령을 설득해줄 것을 당부했다.

잘 알려진대로 마이크 혼다 의원은 일본계3세로서 역사적인 위안부결의안을 발의한 양심적인 정치인이다. 1998년에 이미 캘리포니아주 의회에서 일본군 위안부 결의안을 통과시키는데 주도적인 역할을 하는 등 과거 전쟁범죄에 대한 일본정부의 분명한 시인과 책임을 요구해 왔다.

한인 밀집지역인 뉴저지 주 8지역구의 빌 파스크렐 의원은 지난해 4월 미국지명위원회(USBGN)에 “아시아 본토와 일본 열도 사이 바다를 일본해로 정한 건 일본의 식민지배 시기였기 때문에 일본해 단독 표기를 다시 검토해야 한다”며 동해병기 요구 서한을 보내는 등 한인사회 이슈에 각별한 관심을 갖고 있다.

파스크렐 의원의 위안부기림비 참배는 이번이 두 번째이며 캘리포니아가 지역구인 혼다 의원은 처음이다. 이날 비가 하루종일 내리는 가운데 혼다 의원과 파스크렐 의원은 기림비 앞에 경건한 자세로 헌화한 뒤 묵념을 했다.

혼다 의원은 “일본계 미국인으로서, 또한 전직 교사로서 위안부 문제를 다른 의원들보다 더욱 특별히 여긴다. 가장 중요한 이유는 다음 세대를 여는 학생들과 어린이들이 학교에서 역사를 정확히 배워야 미래에 같은 실수를 하지 않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런 자리를 통해 더 많은 일본인들이 위안부 문제해결에 동참하고 일본 정부가 역사 교과서에서 삭제된 조직적 성 노예를 인정하고 하루빨리 위안부 문제를 해결해 나가기를 원한다”고 덧붙였다.

파스크렐 의원도 “일본군 위안부 기림비는 한인들만이 아닌 모두를 위한 보편적인 상징물”이라며 “위안부 문제는 역사상 가장 비극적인 사건 중 하나로 모두의 마음에 새겨지고, 모두에게 기억되야하는 사실이다. 역사가 일본 정부의 거짓된 발언들로 왜곡되지 않게 계속 싸울 것”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이들과 함께 시민참여센터의 김동석 상임이사와 일전퇴모(일본전범기퇴출시민모임) 백영현 공동대표 등 한인사회 인사들과 뉴저지 주상원에 일본군 위안부 결의안 (SCR 124)을 발의한 로레타 와인버그 주 상원의원, 팰리세이드 팍 제임스 로툰도 시장 등이 함께 했다.

뉴욕과 뉴저지의 위안부기림비 조경 등을 무료로 제공하고 있는 백영현 대표는 “일본이 위안부만행을 모른다는 것은 진주만기습을 모른다는 것과 똑같은 행위”라고 지적하고 “위안부기림비가 피해자와 가해자 후손들이 상처와 갈등을 치유하고 화합을 도모하는 성소가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두 의원의 기림비 참배 자리에는 한인언론들은 물론, 일본의 미디어들도 다수 나와 취재하는 등 관심을 기울였다.

robin@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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