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소강석 새에덴교회 담임목사

우리는 일본의 지진과 쓰나미 참사 소식에 아픔을 느끼며 애도를 표한다. 그런데 지진 참사 이전에도 가슴 아픈 사건이 있었다. 민주당 도이 류이치 의원에 대한 일본 우익의 대공격이었다. 도이 의원은 7선 중의원, 전 외무위원장, 윤리 위원장을 역임했다. 게다가 민주당 간 나오토계의 간사장이면서 목사이다. 그는 매년 3·1절과 8·15 광복절이 되면 방한해 일제 침략을 사죄한 일본의 대표적 지성이자, 양심이다.

이번에도 그가 새에덴교회에서 열린 92주년 3·1절 기념예배에 한일기독의원연맹 일본측 대표로 참석하여 과거 일본의 만행을 사과하고 독도의 한국 영유권 주장을 담은 한일공동 선언문을 낭독하며 사인까지 했다. 이 소식이 일본에 전해지자 큰 파문이 일어났다. 그는 일본 공항에 도착해 기자들 앞에서도 당당하게 소신을 밝혔다. "나는 조선총독부 간부의 아들로서 동대문 초등학교에 다니던 때 일본 선생님과 아이들이 일본말을 쓰지 않는 조선 학생들을 구타한 것을 기억하고 있다. 이것은 일본의 수치라고 생각한다. 한국 사람의 입장에서 보면 독도 영유권 주장도 이해된다. 이것이 기독교인으로서의 나의 소신이다."

도이 의원은 2009년에도 새에덴교회에서 한복을 입고 고개를 숙이며 일본의 식민지배를 사죄한 바 있다. 왜 그랬을까. 첫째, 그는 독실한 기독교 신앙인이기 때문이다. 그가 일반 정치인이었다면 적당히 대세에 타협하고 살았을 것이다. 그러나 그는 기독교 역사관에 입각하여 일본의 잘못과 죄를 공식적으로 회개하고 인정하였다. 둘째는 끊임없는 민간외교의 노력 때문이다. 필자는 한일기독의원연맹 지도목사로 여당인 황우여 의원과 야당인 김영진 의원과 함께 민간 외교 사역을 지속적으로 해 왔다. 그리고 해마다 새에덴교회에서 도이 의원과 다른 일부 의원을 초청해서 3·1절, 8·15 광복절 기념예배를 드려왔다. 그리고 한일 간의 진정한 화해와 발전을 위해서 역사의 아픔을 함께 공유하며 사랑하며 섬기는 교류를 해 왔다.

도이 의원은 당직을 사퇴했지만, 올해 한국에서 열리는 8·15 기념예배 때도 참석하겠다고 한다. 그의 신앙과 소신은 흔들림이 없는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