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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쪽 바다는 동해 서쪽 바다는 서해 |
| 한국의 동해(東海), 일본의 서해(西海)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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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스투데이] 세계(世界)의 세(世)는 십(十)을 세 개 합친 것으로서 과거·현재·미래를 의미하고 계(界)는 밭 전(田) 아래 끼일 개(介)가 붙은 것으로서 천지(天地)와 동서남북(東西南北)을 의미한다. 이 지구상에 발 붙이고 사는 60억명의 과거·현재·미래가 제각각이고 천지와 동서남북 또한 자기의 위치에 따라 정해진다는 것을 부인하지 못한다면 이 지구상에는 60억개의 세계가 존재하고 그 각각의 세계의 중심은 ‘나’라는 사실 또한 부인하지 못한다.
인간이 자기중심적일 수밖에 없는 원초적인 이유도 그와 무관치 않다고 보면 틀림이 없다. ‘나’가 서쪽에 서 있으면 ‘너’는 동쪽에 서 있는 것이지만 또 다른 ‘그’가 ‘나’와 ‘너’보다 더 동쪽에 서 있을 경우 ‘그’의 입장에서 보면 ‘나’나 ‘너’ 둘 다 서쪽에 서 있는 것에 지나지 않는다. 게다가 빙글빙글 돌아가는 지구 땅덩어리 밖 저 우주에서 보면 ‘나’나 ‘너’나 ‘그’ 모두 같은 위도 선상에 서 있을 뿐 동서의 구분은 아무런 의미를 지니지 못한다.
자기중심적인 인간은 누구나 본능적으로 자기의 세계에 타인을 끌어들이려고 애쓴다. 그 옛날 중국인들은 스스로 중화(中華)를 자처하면서 동쪽 변방의 오랑캐는 동이(東夷), 서쪽의 오랑캐는 서융(西戎), 남쪽 오랑캐는 남만(南蠻), 북쪽 오랑캐는 북적(北狄)이라고 불렀지만 유럽의 백인들은 지중해와 대서양 연안을 중심으로 한 세계 지도를 그려놓고 아메리카와 아시아 대륙을 변방으로 여겼었다.
중국과 일본과 한국이 동북아시아로 불리게 된 것도 그 때문이었다. 인류의 기원에 대해서도 기독교 믿는 사람들은 아담과 이브의 후손이라고 주장하는 반면 다윈의 진화론 신봉하는 사람들은 원숭이가 진화한 것에 지나지 않는다고 우기는 바, 인간세상에서 크고 작은 다툼이 끊이지 않는 것도 모두 자기의 세계에 타인을 끌어들이려고 억지를 부리기 때문이라는 것을 누구라서 부인하랴.
대한민국 중심의 사고방식을 비판하면 매국노 내지는 반민족주의자라고 손가락질을 하겠지만 할 말은 해야겠다. 뉴욕타임스와 월스트리트저널, 워싱턴포스트에 “‘일본해’가 아니라 ‘동해’ 표기가 맞다”는 광고를 내온 서경덕 성신여대 객원교수와 가수 김장훈도 자기중심의 억지를 부리는 것으로밖에 보이지 않는다.
서 교수는 어제도 “월스트리트 저널이 최근 지도와 기사에서 동해를 일본해와 병기해 많은 용기를 얻었지만 일본해 단독표기가 많아 동해표기의 정당성과 근거를 소개하는 영문 자료를 NYT, AP통신, CNN, BBC, 르몽드 등 각국의 통신, 방송, 신문사 편집국장 500여명에게 보냈다”고 자랑스레 밝혔지만 싫으나 좋으나 ‘일본해’는 19세기 이후 서양인들이 인정해온 고유명사인 반면 ‘동해’는 미국서도 대서양 연안을 ‘동해안(East coast)’이라고 부르고 태평양 연안을 ‘서해안(West coast)’이라고 부르듯이 한반도를 기준으로 한 보통명사에 지나지 않는다는 상식을 간과하고 있음에 동족으로서의 안타까움과 함께 상식인으로서의 실소를 금할 수 없다. 자기중심적인 애국심과 민족정신으로 바닷물 위에 이름을 새기려고 덤벼드는 것 같다.
동쪽 바다는 동해이고 서쪽 바다는 서해, 황하의 황톳물이 흘려내려 누런 빛깔을 띠기에 황해(黃海)라고 불리는 한반도 서쪽 바다의 경우 중국에서 보면 동해(東海)이고 한국 동쪽 바다의 경우도 일본이 보기에는 서해(西海),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반도 중심의 시각만을 내세워 중국인들이 황해를 서해라고 불러주기를 바라고 일본인들에게 일본해를 동해라고 부르라고 강요할 건가? 차라리 ‘한국해’라고 우기는 게 더 낫지 않은가? 젊은이들의 나라 사랑과 민족정신은 가상하기 짝이 없지만 그게 지나쳐서 ‘우물 안 개구리들의 자기생각’이라고 손가락질을 받을까봐 걱정된다.
진정한 국제화를 도모하여 한반도 우물 안에서 벗어나려면 자기중심적 사고부터 깨기 바란다. 정 억울하고 분하면 다른 민족 다른 국가들이 머리를 조아리게 만들 힘을 키우든지! 그럴 힘도 없으면서 자기 입장만 내세우면 비웃음밖에 돌아오는 게 없다.
<뉴스웨이브>| <고품격 경제지=파이낸스 투데이> FnToday=Seoul,Korea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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