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주둔 미군은 기지주변 여성을 ‘열녀’로 생각한다” 

45년 일본 패전, 50년 한국전쟁을 비롯하여 걸프전쟁, 이라크 전쟁을 거쳐 미군의 해외주둔이 증가(130여개 국가 주둔)와 이에 따른 미군기지 주변 여성을 상대로 한 성매매 문제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이와 관련하여 한국내 주한미군 기지촌 여성의 실태와 문제해결을 위한 국제심포지엄이 16일 오후 2시 서울 여성플라자에서 성매매근절을 위한 한소리회 주관으로 열렸다.

심포지엄에서 미군과 여성에 대한 연구 권위자인 마고 오카자와 레이 미국 필링대학원 교수는 “미군기지는 일반적으로 현지 정부의 힘이 약한 곳에 설립되며 미군과 현지 정부는 ‘남자는 남자다’라는 생각에 암묵적으로 동의하여 성, 술, 공격성 등 특정한 욕망과 기질이 충족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이는 ‘착한여자’를 ‘나쁜여자’로부터 구별짓고 나쁜여자라는 정의는 여성들은 착취가능하고 강간당할 수 있고 모욕당할 수 있으며 그들에게 무슨 일이 일어나든 간에 자업자득이다라고 인식된다”고 했다. 

주한미군 기지촌 여성에 대해 마고 교수는 “누가 서비스를 하느냐는 변했지만 서비스 자체는 변하지 않았다”며 “과거에는 여성들이 한국인이었으나 기지촌 여성들의 얼굴이 다수의 필리핀 여성과 러시아 여성들로 바뀌었다”면서 “이는 걸프전 동안 아랍의 무슬림여성들을 이용할 수 없자 필리핀 여성들을 바레인과 쿠웨이트 지역으로 데려오는 것으로 확대적용된 것과 같다”고 했다. 

마고 교수는 미군의 소파협정과 관련하여 “미국과 현지 정부가 권리와 책임을 규정하는 것이라고 하지만 실제 미군을 보호하는 것”이라고 했다. 

마고 교수에 따르면 소파협정은 필리핀에서의 협약은 소파가 아닌 접근협약이고 한국과 일본은 특정협약으로 전반적인 영속적 지위 협약으로 체결되어있다. 또한 이는 미군 주둔의 목적과 기간, 현지 국가와 미국의 권력관계, 현지 국가의 정치상황에 달려있고 비밀리에 협상된다. 

그러면서 마고 교수는 주한미군의 윤금이씨 살해사건과 주일미군의 12세 소녀 강간사건의 예를 들며 ‘미군을 보호하지 않은 주목할만한 예외’라고 언급했다. 

마고 교수에 이어 주한미군 기지촌 여성의 실태조사 보고가 발표되었다. 

평택 미군기지 기지촌 여성의 거주지인 평택 안정리 기지촌 여성노인을 보살피는 햇살사회복지회 우순덕 대표는 “기지촌에서 달러를 벌어드린다고 ‘민간외교관’, ‘애국자’라고 칭송드린 점은 알지만 혜택을 드릴 수 있는 법 조항이 없다. 기지촌 여성노인은 현재 성매매 여성이 아니라 도움을 줄 수가 없다”는 일부 관리들의 답변을 들며 법적 근거 마련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우순덕 대표의 조사발표에 따르면 안정리 기지촌 여성노인은 대부분 친구나 아는 언니를 쫓아서 왔다가 갈 곳이 없어 떠나지 못하였고 미군에 의한 성병검사를 강제 받았으며 ‘민간외교관’, ‘애국자’라고 칭송받았으나 정부 도움이 전혀 없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경기북부지역 기지촌 여성 인권을 위해 활동하는 두레방 유영님 원장도 “한국정부가 언제까지 기지촌에서 이루어지는 성매매를 방치하면서 비인간적 시스템을 계속 유지할 것인가”라고 반문하며 현재의 기지촌 상황을 보고했다. 

유영님 원장에 의하면 “기지촌에서 한국여성의 얼굴을 찾아보기 힘들다. 2003년 이후 한해 7~8천명이 입국했으며 현재 필리핀 여성들에게 한국정부가 연예흥행사증 비자를 발급하여 일하고 있다”고 했다. 

유 원장은 주한미군 기지촌을 둘러싼 수혜자로 기획사, 기지촌의 업주 및 주민들을 꼽았으며 주둔지에서의 무상 성 구매(본국귀환 전까지의 연애관계)를 통한 미군, 해외송금 수익금을 벌어들이는 필리핀, 미군주둔의 계속성과 동맹강화의 한국정부, 주둔국에서의 안전한 관리를 목적으로 하는 미국정부를 들었다. 

조시현 교수(건국대)는 ‘기지촌 여성문제와 인권’에 대해 “미국과 한국의 미군성매매에 대한 입법과 정책집행은 반인권적, 반여성적, 반민족적, 반인종적, 반평화적”이라며 “더욱이 미군은 미국의 국가기관으로서 이들의 행위가 국제인권법을 포함한 국제법을 위반할 경우 미국의 국가책임을 성립시키며 이에 공모한 한국정부도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고 했다. 

또한 “국제인권법에 따라 한미 양국은 기지촌 여성문제의 실태와 인권침해 사실을 알고도 이를 개선하기 위한 아무런 조치도 취하지 않아 책임이 있으며 인권침해적 성매매의 피해자는 구제받을 배상권이 있다”며 주한미군을 중심으로 형성된 기지촌과 여성의 국제법에 의한 미국과 한국을 상대로한 법적 제소 가능성의 길을 제시했다. 

한편, 발제자로 나선 이나영 교수(중앙대)는 한국 성매매의 체계로 공창, 위안부, 양공주(미군기지 기지촌 여성)의 연계성을 도표로 제시하며 “식민지배자의 피식민지여성에 대한 지배, 군대위안소의 유지, 남성성욕의 ‘안전’한 배출과 성병통제, 외화벌이와 국가안보를 위해 필수적이었으며, 금지주의(범죄화)라는 정치적 수사아래 국가규제 성매매(합법적 공창제도)라는 실질적 구조가 교묘하게 감춰진 것이 대한민국 성매매 정책의 본질”이라고 했다. 

구분	년도	성매매체제의 구성요건
일제시기	1930년대	일본정부, 군대‘위안부’모집 시작
미군정	1945년	9월 부평에 최초의 미군기지 건설(기지촌 형성) 9월 24일 미군정령 제1호, 위생국설치
	1946년	미군정 지시, 후생부 주도로 권번대상 성병검진 실시 <성병통제위원회(VD Control Councils)>설치
	1947년	12월 최초 국립성병센터 서울에 개설
	1948년	3월 미군정에 의한 전국규모 성병검진 실시
	1949년	2월 미군, 기생과 웨이트리스에 대한 성병조사
	1950년	여름, 부산 군대위안소 설치, 마산 연합군 위안소 설치
	1951년	부산 위안소 74개소와 UN군 전용 댄스홀 5개소 허가 - 외국군인 20만명, 한국군위안소 설치(특수위안대)
	1952년	6월 연합국태평양사령부, 한국 성병감염률 논의
이승만정권	1955년	서울시 경찰국, ‘양공주 소탕령’ - 미군상대 성매매여성 61,833명
	1957년	한미<성병대책위>, 서울 접객업소 10개소, 인천 댄스홀 12개소, 부산 댄스홀 2개소 등 군부대 주변 지정 설치 - 공식적으로 ‘위안부’와 ‘미군동거녀’로 분류
박정희정권	1962년	6월 특정지역 104개 지정, 관리 (경기도 61개 기지촌) - 집결지 여성수 30,499명 / ‘위안부’를 ‘특수업태부’로 지칭
	1963년	기지촌 클럽, ‘특수관광시설업체’로 지정
	1964년	특정구역 146개소 증가, 경기 89개로 60%가 기지촌에 집중 - 미군전용홀 외화벌이의 10%차지(월 500달러 한국은행 예치)
	1969년	미군주둔으로 얻는 외화, 전체수출액의 약 40% 차지
	1972년	사실상의 집결지 계속 운영 (84년 내국인 상대 119개소, 기지촌 15개소, 경기지역은 3,966/14,497)

▲ 일제시대와 미군정에 의한 성매매 체제 표 (이나영 교수 발제문 발췌) 

이날 국제 심포지엄에는 100여명이 참가한 가운데 뜨거운 관심을 보였으며 향후 일본군‘위안부’문제를 비롯하여 주한미군에 의한 여성 성매매 등에 대한 법적 대응이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