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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월드컵, 한국 서포터스들 빈축? 자제 당부!

스포츠서울 | 기사입력 2006.06.20 14:40



[스포츠서울] 독일에서 우리 서포터스 일부가 추태를 보여 현지인들의 빈축을 사고 있다. 2002년 한·일 월드컵 당시 보여주던 성숙한 시민의식이 사라졌다며 안타까워하는 목소리가 높다.

◇동상에 올라가 응원하는 일만은 자제를

지난 13일 프랑크푸르트에서 열린 한국-토고전에서 우리팀이 2-1 승리를 거두자 많은 서포터스들이 시청 앞 뢰머광장 중심에 위치한 동상에 올라 승리의 기쁨을 만끽했다. 심지어 한 공중파 프로그램의 사회자들까지도 동상 분수대에 올라가 프로그램을 진행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런 행동은 독일인들의 심기를 상당히 불편하게 만들었다.독일인에게 동상 주변은 신성하게 여기는 '성역'이기 때문. 라이프치히의 한국인 유학생 박 모씨(29)는 "사진 하나 찍겠다고 외국인 관광객들이 광화문의 이순신장군 동상에 올라가는 일을 예사로 벌인다면 이를 좋아할 한국사람이 몇이나 되겠느냐"며 일부 한국인들의 행동을 질타했다.

◇ 버젓한 암표장사·공짜 요구도 빈축
최근 독일 민방 '슈피겔'TV는 영국에서 온 20대 한국 여성이 수십 장의 암표를 갖고 다니며 한국전 경기가 열리는 도시마다 돌아다니며 '기업형 암표장사'를 했다고 보도했다. 이에 앞서 한국의 한 연예인도 법적으로 1보루 이상 반입이 금지된 담배를 10보루 넘게 갖고 입국하려다 독일당국에 적발돼 억류됐다. 특히 우리 언론에 의해 '그가 독일에서 인종차별을 당했다'는 식으로 보도된 사실이 이곳에도 알려지면서 '적반하장도 유분수'라며 차가운 반응을 보이고 있다. 한 한국인 서포터스 단체도 한국전이 열리는 도시숙박업소들에게 '숙박 계약을 하는 대가로 맥주와 고기를 공짜로 제공하라'는 요구를 하다 현지인들의 입방아에 오르기도 했다. 퀼른의 한 교민은 "한국에서처럼 '안 되는 게 어딨어'식의 사고방식이 이곳에서는 전혀 통하지 않는다"고 한국인들의 자제를 당부하기도 했다.

◇ 상대팀 일방적 비난 등 응원문화도 자제를
이번 월드컵 중 가장 큰 특징 중 하나는 전세계 축구팬들이 상대팀의 플레이에도 박수를 보내는 등 성숙한 관전의식을 보여주고 있다. 하지만 우리는 그렇지 못하다. 상대팀에게 요란하게 꽹과리를 치며 비난을 보내거나 다른 이들을 생각하지 않고 응원을 펼치는 모습에 대해 평판이 그리 좋지 않다. 실제 프랑크푸르트 거리에서 쉴새없이 북을 치며 응원하는 한국 서포터스들에게 대해 일부 독일인들이 '너무 시끄러우니 자제해달라'고 요청하자"불과 몇 분 하는 것인데 그걸 못 참느냐"며 일축하다 반발을 사기도 했다. 프랑크푸르트 교민 이상철 씨(46)는 "서포터스들은 그저 며칠 있다 이 도시를 떠나면 그뿐이지만 교민이나 유학생들은 이곳에서 최소 몇 년을 더 머물러야 한다"며 "한국에 대한 인식이 부정적으로 각인되면 그 피해는 우리가 고스란히 당할 수밖에 없다"고 하소연했다.

라이프치히|류지영기자ecoknight@
본 기사의 저작권은 스포츠서울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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