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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식당가, 日정부 '일식' 인증추진에 코웃음>
"평가는 고객 몫", 日 식자재 수출증가도 `회의적'

(로스앤젤레스 교도=연합뉴스) 해외 일식당이 진짜 일본 요리를 제공하는지 판정하기 위해 식품 전문가들로 구성된 "스시(초밥) 경찰"을 파견, 인증을 실시하려는 일본 정부의 계획이 로스앤젤레스 식당가에 작은 파문을 일으키고 있다.

   로스앤젤레스에는 '일식'을 자처하는 식당만 500개가 넘는다.

   일본 농림수산성은 해외 일식당에서 일본요리라며 내놓는 음식 일부는 도저히 일식으로 인정할 수 없는 경우가 있다며 해외 일식당을 돌면서 일식으로 인정할 수 있는지 판정할 전문가 패널을 설치하겠다고 작년 연말 발표했다.

   농림수산성 관리들에 따르면 이 패널은 지금까지 2차례 회의를 연데 이어 이달말 전에 마지막 회의를 열어 4월1일부터 내년 3월말 사이에 '스시 경찰'을 파견하도록 당국에 건의할 계획이다. 농림수산성은 '경찰'이라는 어휘가 자아낼 우려를 진정시키려는 듯 패널은 자발적으로 인증을 원하는 곳만 검사할 것이라고 밝혔다.

   로스앤젤레스 중심가에 있는 일식당 R23 사장인 오타 자케는 자신의 식당은 고급 스시식당으로 평가받고 있어 패널의 인증기준을 충족시키는데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그는 "우리집은 로스앤젤레스에서 가장 정통성있는 진짜 일식당 중 하나"라면서 "스시경찰의 조사를 환영한다"고 말했다.

   농림수산성은 일식 인증계획의 중요한 목적중 하나는 "진짜" 일본음식에 대한 오해를 바로 잡아 세계인들이 일본 요리를 더 잘 맛볼 수 있도록 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오타 사장은 '퓨전 스타일'의 음식이 '일식'으로 팔려 미국인 대부분의 정통 일식에 대한 이해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지적했다. 진짜 일식을 이해하기 보다 오히려 오해하게 한다는 것이다.

   오타 사장은 손님이 '크런치 롤'을 아삭아삭할 정도로 푹 튀기지 않았다며 크게 화를 낸 적도 있다고 소개했다.

   한국과 일본계 혼혈 미국인인 오타는 자신의 식당은 걱정이 없지만 비일본인이 소유하고 있는 식당은 스시경찰의 방문이 걱정될 것이라면서 "이곳 일식당의 절반 이상을 한국인이 운영하고 있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외국인 공포증이 인증계획을 내놓은 동기의 하나라고 비판하고 있다. 또 그렇지 않을 것이라는 농림수산성의 언질에도 불구, 일부에서는 전문가 패널이 비일본인 소유 식당을 차별할 것이라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시카고에서 스시요리법을 배워 현재는 LA 코리아타운에서 긴자스시를 운영하고 있는 주방장 제리 킴은 "겁주는 것 같다"고 말했다. 로스앤젤레스 일식당 상당수는 한국인과 한국계 미국인이 소유하고 있다. 제리 킴은 "우리의 스시와 사시미(생선회) 제조방법에 자부심을 갖고 있어 걱정하지 않는다"면서 "더욱이 나는 한국식 스시와 사시미를 만드는데 일본 정부가 뭐라고 할 수 있겠느냐"고 반문했다.

   그는 "스시와 사시미는 원래 중국과 한국에서 유래했기 때문에" 일본은 스시가 자기들의 음식문화라고 주장할 권리가 없다면서 "일본은 2차대전 이후에 스시를 먹기 시작했지만 한국과 중국은 수천년간 스시와 사시미를 만들어 왔다"고 주장했다.

   로스앤젤레스에서 최첨단 일식 퓨전식당 6개를 공동소유하고 있는 톰 카데나스는 할리우드 서쪽 '스시 로쿠'에서 가진 회견에서 "우리는 아주 정통파라서 합격할 것으로 확신한다"고 말했다. 그는 스시 로쿠의 음식을 "현대 아시아 요리"로 표현했다. 이 식당 주방장은 올리브유와 철갑상어알 등을 추가해 일본 전통요리의 준비물을 다른 수준으로 바꿔 놓았다.

   카데나스의 장담과는 달리 이런 비정통식당은 스시경찰의 인증을 받지 못할 수도 있다. 패널은 인증등급을 매길 때 "정통 재료"도 평가기준으로 삼을 계획이기 때문이다.

   농림수산성 관리들은 일식의 새로운 기준이 해외 일식당의 일본 자재 사용을 장려해 일본산 농수산물 수출 증가에 도움이 될지 모른다고 말했다.

   그러나 카데나스는 "우리 식당 음식 자재의 90% 이상이 일본에서 오지만 식당 주인들은 인증에 맞춰 식자재 구입방식을 바꾸지는 않을 것"이라며 회의적인 반응을 보였다.

   LA 뉴오타니호텔 식당 주방장인 마에다 요시카즈는 "예를 들어 기코만 간장은 미국에서 생산된다"면서 "일본 국내에 있는 일식당도 100% 일본산 식자재를 쓰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식자재를 뭘 쓰느냐는 질문보다는 일본 정부가 왜 갑자기 이런 계획을 들고 나왔는지가 더 관심사다. 마에다는 "목적이 뭐냐"가 가장 큰 관심사라면서 "프랑스 정부는 음식문화가 중요하다는 생각에서 프랑스 음식의 기준을 유지하는데 많은 돈과 시간을 쓰지만 일본 정부가 왜 갑자기 이런 생각을 했는지 모르겠다"고 꼬집었다.

   그는 "결국 고객이 결정할 문제"라면서 "정부가 일본 국민의 세금을 쓰는 건 좋지만 매끼 식사 후 고객의 반응이 가장 큰 관심사"라고 강조했다.

   lhy@yna.co.kr
(끝)
<저작권자(c)연합뉴스. 무단전재-재배포금지.>                                                   2007/03/14 11:42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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