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날 오전 국회 본회의장에서 열린 대정부질문에서다.

오전 10시쯤 인천 부평구에서 온 60대 남성 정모씨는 검정 가방을 들고 국회 본회의장 방청석에 입장했다. 조용히 앉아 방청을 하던 그가 돌변한 것은 10시 30분쯤 한나라당 모 의원이 대정부질문을 시작하고 나서다. 정씨는 갑자기 방청석에서 일어나 “할 말 있습니다”라고 외쳤고, 일순 장내는 소란스러워졌다. 방청석에 대기하던 국회 경위들은 곧바로 달려가 정씨의 입을 막고 제지했고, 그는 발버둥을 치며 완강히 저항했지만 결국 끌려나와 국회 1층 방호실로 옮겨졌다.

그러나 ‘진짜’ 사건은 본회의장의 소동 이후 경위들이 정씨를 조사하던 중 발생했다. 정씨가 자신의 가방에서 인분을 담은 봉지를 꺼내 방호실 바닥에 던진 것이다. 고요하던 국회 1층은 이내 정씨가 던진 인분 냄새로 뒤덮였다.

경위들이 정씨의 소동을 일시에 제압하지 않았다면 국회 본회의장이 인분으로 뒤덮일 뻔했던 것이다.

현장에 있던 한 국회 경위는 “국회에서 소란을 피우는 사람들은 종종 봤지만 정씨처럼 인분을 가져온 경우는 처음”이라며 “정씨가 본회의장에 인분 봉지를 던졌다면 대형 사고가 일어났을 것”이라며 가슴을 쓸어내렸다.

정씨는 평소 개인적인 일로 검찰에 불만이 있었으며, 자신의 사연을 알리기 위해 이 같은 소동을 벌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업무방해 혐의로 영등포경찰서에 입건됐다.